세계 전기차 캐즘(수요 축소) 여파에도 현대차·기아의 1∼5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5월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 승용차 43만7246대 가운데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4만8838대(점유율 11.2%)로 집계됐다. 역대 1∼5월 현대차·기아 미국 전기차 판매 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대수이자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5년간(1~5월 기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높였다. 2020년 3.2%(2344대), 2021년 3.4%(5974대), 2022년 10.6%(2만7388대) 등이다.
지난해는 자국산 중심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현대차·기아 점유율은 6.8%(2만9622대)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신차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며 점유율을 다시 두 자릿수로 끌어올렸다.
미국 전기차 1위 테슬라와 현대차·기아 점유율 격차는 5년 새 약 33%포인트(p) 줄었다. 연도별 1∼5월 테슬라와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격차는 2020년 73.2%p, 2021년 65.4%p, 2022년 55.5%p, 작년 52.9%p, 올해 40.5%p로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포트폴리오에서도 전기차 신차 비중은 커지고 있다. 1∼5월 현대차·기아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12만2562대) 중 전기차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2020년 17.2%에 불과했던 전기차 판매 비중은 21.6%(2021년), 37%(2022년)로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 27.6%로 소폭 하락한 뒤 올해 39.9%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점유율 11.2%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10.6%)을 처음 넘어서는 수치이기도 하다.
현대차·기아는 신차 투입은 물론 적절한 인센티브 정책을 펴면서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 EV9은 올해 1∼5월 7766대 팔리며 현대차·기아 전기차 미국 판매량 확대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인센티브 계획이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