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서울대, 위상 자성 반도체의 스핀물성 원리 규명

포스텍(POSTECH)은 김준성 물리학과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와 김기훈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위상학적으로 특이한 전자상태를 이용해 자성 반도체의 스핀 물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고 3일 밝혔다.

위상 자성 반도체는 위상학적으로 특이한 전자상태, 즉 위상 전자 상태를 가지면서 동시에 자성을 띠는 새로운 반도체 물질이다. 위상 전자 상태가 없는 기존 자성 반도체와 다른 특이한 전자기적 물성을 나타내 향후 스핀트로닉 분야를 이끌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위상 자성 반도체 후보 물질이 매우 드물어 연구가 부족하다.

Photo Image
왼쪽부터 김준성 포스텍 교수, 권창일 연구원, 레스타 아궁 수실로 연구원, 김기훈 서울대 교수, 이윤한 서울대 연구원

김준성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위상 자성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을 조사하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2021년 위성 자성 반도체인 망간 실리콘 텔루라이드 화합물의 전기 저항이 스핀 방향에 따라 최대 10억배까지 바뀌는 현상을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물질에 외부 압력을 걸어 위상 전자 상태를 체계적으로 조절하고 반도체-금속 상전이를 유도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반도체-금속 상전이 과정에서 이상홀 효과가 급격하게 커지는 등 물질의 전기전도 특성이 변화했으며, 동시에 스핀 정렬 방향이 평면 방향에서 수직 방향으로 급격하게 바뀌는 스핀 재정렬 전이가 발생했다. 위상학적인 전자상태의 강한 스핀-궤도 결합이 스핀 정렬 상태에 영향을 미쳐 물질의 자성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처럼 압력을 이용해 자성 반도체의 위상 전자 상태를 조절하고, 독특한 스핀 물성 변화를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성 교수는 “위성 자성 반도체의 위상학적 전자상태와 전자기적 물성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이를 스핀트로닉 기술에 활용하는 데 이번 연구가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과 우수연구자교류지원사업 기초과학연구원 등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