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으로 우울증 진단한다…'마인즈내비' 출시

국내 연구진이 타액(침)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성공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석정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침 속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솔루션 '마인즈내비(Minds.NAVI)'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코르티솔은 외부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석정호 교수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에게서 코르티솔의 농도가 낮게 나타나는 점을 밝혀냈다. 우울증이 심할수록 신체 기능이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 상태가 부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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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타액 호르몬 분석 결과를 우울증 진단 과정에 접목했다. 기존 심리학적 평가설문 도구도 새롭게 구성했다. 생체지표를 활용하여 정신질환을 정확히 진단함과 동시에 진단의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하여 객관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심리전문가 평가, 면담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환자 35명과 건강대조군 12명을 선별했다. 이후 정신건강 보호·취약 요인을 평가하는 설문 도구 PROVE 검사로 심리지표를 수집했고, 생물학적 지표 측정을 위해 타액과 혈액을 채취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마인즈내비 SW로 심리지표와 생물지표를 통합 분석했다. 마인즈내비는 연구 참가자를 비우울증-우울증으로 나누고, 비우울증군은 건강(녹색), 유의(황색)로, 우울증군은 경도(주황색), 중증(적색)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마인즈내비의 진단 정확도는 97.9%로 나타났다. 마인즈내비는 주요우울장애로 분류된 환자 35명을 모두 우울증 환자군으로 진단했으며(민감도 100%), 건강대조군은 12명 중 11명은 비우울증 환자군으로 1명은 우울증 환자군으로 분류했다(특이도 91.7%).

우울증군에서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 역시 다시 검증됐다. 비우울증군에 비해 우울증군의 타액 내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났으며, 우울증 환자의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났다. 또 코르티솔 농도가 낮아 부신 기능이 소진 단계에 해당하는 환자의 비율 역시 우울증군(경도 발현 50.0%, 중증 발현 57.1%)이 건강대조군(16.7%)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석정호 교수는 “그간 우울증 진단 과정에서 평가법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보완하고자 많은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자가보고식 심리학적 분석에 생물학적 지표를 더하여 우울증 진단의 과학적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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