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팁스 글로벌포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재미한인 네트워크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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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호 재미한인혁신기술기업인협회 회장·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 자문위원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상품의 품질 및 매력과 더불어 시장 또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꼽는다. 한국에서 시작해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 스타트업에는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이 부분이다. 많은 전문가가 글로벌 시장 성공을 위해서는 처음부터 타깃 시장(국가)에서 창업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하지만, 이것은 여러가지로 준비가 되어 있는 극소수의 창업자에게만 해당된다.

한편, 미국은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으로, 이민자들의 나라답게 개방적이고 한국사람에게도 낯익은 나라인 까닭이다. 이 칼럼에서는 한국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출시 260만명에 달하는 재미한인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요즘 한국 창업자들은 대부분 영어를 잘하고, 특히 젊은 창업자들은 미국인과 사업상 회의를 하는 것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을 종종 본다. 그러나, 회화 능력은 시장 또는 고객에 대한 이해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미국 시장은 개방성 만큼이나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미국에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필자도 미국 시장을 이해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내가 접하는 약 10%의 시장을 이해한다고나 할까?

그래서, 미국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 대표에게는 미국에서의 타깃 시장을 먼저 정의하라고 조언한다. 회사의 상품을 면밀하게 분석해 민족, 나이, 성별, 직업, 소득 등의 부분에서 목표 고객을 조심스럽게 정의해 타깃 시장의 범위를 좁히라는 것이다. 그래야 그 고객들에 맞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현지화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미국 시장에서의 목표 고객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정의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재미한인 중 능력있고 믿을만하며 '케미'가 맞는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나는 대표에게 타깃 시장의 범주를 어느정도 정한 다음, 나이, 성별, 소득, 전문분야, 지역을 다양하게 해 현지 멘토링 그룹을 만들고 정기적인 회의를 갖는 것을 권한다. 이 다양함은 실패율을 줄이고, 다양한 사람의 진지한 고민과 토론은 새로운 시장에서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은 시장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기술과 서비스의 현지화, 투자유치, 마케팅 및 판매, 법률 검토, 고용, 시장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회사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러한 그룹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각 스타트업에는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가진 능력있고 믿을만한 한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 사람을 중심으로 멘토링 그룹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 그룹과의 협력은 서로에게 이익이 있을 때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창업자가 가진 절실함을 조금이나마 나눠줄 수 있다면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정부에는 이러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들을 조직화하고 꾸준히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건의한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협력의 한 구석에는 재외 한인이 있으며, 호혜의 원칙을 바탕으로 이들을 잘 활용하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미국에만도 40개가 넘는 한인 전문가 단체와 경제인협회가 활동하며 미국 주류 사회에서도 좋은 네크워크를 가진 사람이 많다. 그리고, 이제 미국 주류 사회에서 활동하는 한인 1.5세, 2세도 이런 네트워크로 끌어들이는 노력도 한국 정부가 해 주기를 기대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미국에서 창업해 유니콘으로 키워내고 계속 성장시키고 있는 한인 창업자들은 이제 많이 본다. 한국에서 시작해 미국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는 회사를 보는 날도 곧 왔으면 좋겠다.

양경호 재미한인혁신기술기업인협회 회장·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 자문위원 kyang@kite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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