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네이버 카카오, 국가의 소중한 자산

네이버와 카카오. 두 회사는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걸어왔다. 기업 문화와 풍토도 차이난다. 네이버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포털이다. 검색서비스를 앞세워 '다음'을 따돌린 후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경영은 보수적이다. 판사 출신 김상헌 대표에 이어 한성숙, 최수연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그 자체로 경영 스타일을 대변한다. 다소 보수적이고 차분하다. 대선, 총선 등 정치 지형 변화에도 충격파가 상대적으로 적다. 여의도 요구와 요청을 선제적으로 해결한다.

카카오는 정반대다. 강함이 느껴진다. 다소 마초스럽다. 창업자 김범수 의장 정서가 경영스타일에서도 반영된다. 여민수, 조수용, 남궁훈으로 이어지는 CEO 면모를 보면 짐작이 간다. 돌격앞으로 공격경영이다. 결과는 어떤가. 윤석열 정부 들어 사법 리스크가 최대치다.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 경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카카오는 검찰,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 칼날 앞에 섰다. 주가조작 의혹, 불공정거래 의혹 조사가 진행중이다.

네이버는 뜻하지 않는 외풍을 만났다. 일본 현해탄에서 불어오는 급변풍에 몸을 잔뜩 움추렸다. 소위 '라인야후' 사태다.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에 따른 라인 강탈 비판여론은 현재 진행형이다. 유무선 통합 시대를 선도하는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동시에 리스크에 봉착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중심 국가다. 수출의존도가 높다. 휴대폰 반도체 가전은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주도한다. 게임, K-팝 등 문화관련 산업도 수출효자다. 아쉬운 분야는 IT관련 플랫폼 비즈니스다. 인터넷은 물론 통신, 사이버보안 업종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을 찾기가 쉽지않다. 물론 한국 IT기업들의 해외 비즈니스 시도는 있어왔다. 하지만 브랜드파워와 자본력 그리고 마케팅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과거 우리 기술로 국제표준을 꿈꿨던 와이브로, DMB 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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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석 부국장

라인은 2011년 6월 네이버가 일본에 출시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다. 5년 후 뉴욕과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우리나라 IT발전사에서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일본은 물론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나아가는 '모바일 고속도로' 건설에 성공했다. 라인은 어쩌면 지금까지 성공 방정식을 써 온 유일한 IT인프라 수출품이다. 라인같은 플랫폼은 강한 코어가 핵심 DNA다. 확장성이 뛰어나다. 고속도로에 휴게소도 짓고, 톨게이트 연결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최근 라인을 둘러싼 논란은 아쉬움을 남긴다.

대한민국에서 플랫폼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사방이 모두 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우리나라 입법부는 규제를 위한 법·제도 마련에 몰두한다. 현실적으로 일방적 비대칭 규제 성격이 강하다. 구글 애플 넷플릭스는 토종 기업과 달리 솜방망이 잣대가 드리운다. 행정부는 어떤가. 기업의 자율적 의사결정 존중이라는 장막에 숨는다. 리스크 헤지에 급급하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라인야후 지분을 팔거나, 보유하는 것은 자유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전략적 선택이다. 지분 매각 또는 투자금 회수도 회사 중장기 로드맵에 포함돼 있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한다.

다만 상당수 국민들은 아직도 궁금해한다. 일본 사무라이가 칼을 꺼낼 때 싸워보지도 않고 줄행랑 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지구는 둥글다. 인터넷 세상은 평평하다. 국경은 없다. 그렇기에 네이버와 카카오만큼 모바일 영토 확장에 최적화된 기업은 없다.

김원석 통신미디어부 부국장


김원석 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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