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교육이 달라진다]③건국대 자기설계 문제해결 프로젝트, 전공자·비전공자 구분 없는 과제…앱 개발 등 가시적 성과

PBL 기반의 코딩 개발 프로젝트X, 현직자 멘토로
개인과제·그룹과제 해결해야 하는 수퍼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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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에서 지난 2일 열린 프로젝트X 출범식. (사진=이지희 기자)

“문제해결은 오로지 여러분의 몫 입니다. 멘토가 불친절하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겁니다.”

건국대 프로젝트X 2기 출범을 알리는 지난 2일 오후 6시. 건국대 생명과학관 151호가 꽉 찼다. 팀 별로 둥글게 모여앉은 학생들은 멘토 목소리에 바짝 귀를 기울였다.

프로젝트X는 건국대 We人교육센터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함께 진행하는 부트캠프 형식의 비교과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5월 1기 활동이 마무리되고 올해 2기가 활동을 시작했다. 참여 팀별로 자유롭게 하나의 과제를 제시하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12주 안에 해당 과제를 마무리해야 한다.

코딩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지만 이들을 도와주는 교수도 조력자도 없다. 1기 멘토와 현직 개발자 멘토가 있지만 이들은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오로지 팀원이 합심해 스스로 설정한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PBL(Problem-Based Learning) 기반의 동료 학습 방식이다. 참가자 배경도 다양하다. 컴퓨터공학이나 생명공학은 물론 인문학, 디자인 전공자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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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X 출범식에 참석한 학생들 (사진=이지희 기자)

과제 해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학생들의 관심은 적지 않았다. 40명을 선발하는데 80명이 넘는 학생이 지원했다. 1기가 끝난 뒤 참가자 반응이 좋아 약 한 달 정도였던 프로젝트 기간을 2기부터는 12주로 늘렸다.

1기 선배인 강유미(스마트ICT융합공학과) 씨는 “마지막 며칠은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팀원들과 24시간 고민하고 밤을 지샌 기억도 있었다”며 “코딩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여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강 씨는 프로젝트X 이후 문제해결 과제에 따른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는 “프로젝트X는 단순히 강의를 듣고 따라가는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결과물을 냈고, 심사위원과 학우들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른 비교과 프로그램 수퍼 루키(Super Rookie)도 스스로 설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주도형 활동이다. 매 기수별 6명이 활동하며 현재 5기가 활동한다. 수퍼 루키는 모집 분야를 제시하면 참가자가 자율적으로 개인 프로젝트 과제를 설정해 해결하는 과정이다. 5개월 정도의 활동 기간 동안 자신이 설정한 과제가 공모전 수상, 논문 게재, 특허 등록 등 가시적 성과로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1기('재난시 사용될 날씨 현황 공유 커뮤니티 앱 연구) △2기(빅데이터 육아 관리 포트폴리오 플랫폼 앱 출시) △3기(AI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학생 취업 전략 애플리케이션 UX/UI 기획 △4기(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한 청년 정신건강 서비스 개발) 등 학생 수준에서 찾아보기 힘든 과제가 제시됐다.

개인과제도 있지만 공동과제도 있다. 지난해 4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석해 서울통합관 서포터즈 역할을 했다. 5기는 올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했다. 보조 역할을 하는 수동적 참여자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현지 기업 담당자와 교류하고 부스 방문객 대상으로 한국 기업과 제품을 소개하는 중책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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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루키 참가자 조민호(생명과학특성학과, 응용통계학 다전공) 씨는 “생명과학전공이지만 AI의 자연어처리에 관심이 많다”며 “개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AI 분야 논문 작성을 위해 자연어 처리 연구실 교수님께 직접 메일을 보냈고 감사하게도 박사과정생과 함께 학교 연구생으로 논문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측면에서는 개별적으로 목표했던 과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다”며 “단체 프로젝트에서는 학생 신분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세계적 박람회에서 직접 기업 부스를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건국대는 두 프로그램 모두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지만 고민은 남아있다. 수퍼 루키 프로그램의 경우 더 많은 학생이 경험할 수 있도록 참가자 수를 늘리고 싶지만 프로그램 질 유지가 관건이다. 프로그램 질과 성과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비교과과정인 점도 더 많은 학생 참여를 유입하는데 한계가 있다.

김효석 건국대 기획처 전략기획팀장은 “프로젝트X의 경우 더 많은 규모와 예산을 투입해 다른 대학과 연계하고 싶다”며 “프로그램 반응이 좋은 만큼 교과목으로 편입시키는 것까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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