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수도권정비법' 뭐길래, 무전공 확대 변수…“수도권 규제 풀어야 vs 지역 불균형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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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처럼 단일 대학인데 이원화 캠퍼스는 해당 캠퍼스 내에서만 전공별로 모집하게 돼 있다. 무전공 제도에 한해 수도권정비계획법 제한을 풀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무전공 확대를 앞두고 '수도권정비계획법'이 또 하나 변수로 떠올랐다. 김진상 경희대 총장은 최근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무전공 정원을 406명 규모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서울과 용인에 캠퍼스를 가진 이원화 구조다.

무전공 선발 취지대로라면 학생은 두 캠퍼스 중 자유롭게 전공을 수강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원화 캠퍼스 대학은 불가능하다. 상위법인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무전공 선발은 캠퍼스별로 해야 하고 캠퍼스 간 이동도 어렵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필요시 비슷한 상황에 있는 대학과 연합해 수도권정비계획법 제한을 풀 수 있도록 교육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란 수도권의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기 위해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 등으로 나눠 관리하는 법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은 해당법에 따라 대학 정원이 총량제로 묶여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에 따라 학교를 포함해 인구집중유발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도록 신·증설을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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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풀게 되면 지역 불균형이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22년 정부가 반도체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의 첨단학과 증원 정책을 발표했을 때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두고 수도권과 지역 간 큰 견해차를 보였다.

반도체 인력 확보를 위해 기업이 수도권 주요 대학을 선점하면서 정부는 지역 대학은 물론 수도권정비계획법 제한을 풀어 첨단학과에 한해 증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후 서울·수도권 대학은 앞다퉈 첨단학과 신설을 요청해 학생 증원에 나섰다.

한 지역대학 총장은 “학령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서울과 지역 간 수급조절이 정책 방향에 반영돼야 한다”며 “당시 반도체 인재 양성을 명분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역은 대학 정원을 줄이는 추세인데 수도권 대학에만 제한을 푸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제기된 사안이고, 교육부 뿐 아니라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관계 돼 있는 여러 부처가 있기 때문에 교육부가 단독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사안”이라며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강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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