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특검은 정해진 검찰·경찰·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등의 수사에서 봐주기나 부실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특검법에 반대한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야당은 이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책임져야 할 사안은 국회로 떠넘기고 본인이 책임져야 할 사안은 회피했다. 강하게 분노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해병대원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채해병 특검은 제대로 된 언급조차 피하면서 사실상 거부 태도를밝혔다”면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 삶을 돌볼 마음도,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사도 없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또 “정치의 주체인 국민이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을 알고 싶어 한다.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라 4·10 총선에 나타난 민심”이라고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테면 해보라. 22대에서 끝까지 파헤쳐 외압의 주범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이 제안한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두고는 입장이 엇갈렸다.
박 원내대표는 “가장 커다란 문제는 젊은이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저출생과 관련한 특별한 정부기구를 만들겠다는 것은 전향적으로 찬성한다. 야당으로서 협조할 일이 있는지 전향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저출생·고령화는 전담 부처를 신설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윤 정부는) 여성가족부를 못 없애서 안달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소통 노력에 긍정적인 점수를 줬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갈등이 아닌 협치, 정쟁이 아닌 소통,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을 위한 협치에 정부·여당이 먼저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민생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삶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고 국민 뜻에 따라 국정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개혁 입법 추진을 위해 필수적인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도 거듭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