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헬리코박터균 빛으로 직접 공격해 치료…98.7% 제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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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감각제를 이용한 헬리코박터균 표적 치료 전략 개략도. 나건 교수 제공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 내성에서 자유로운 헬리코박터균 치료법 개발에 성공하면서 부작용 없는 표적 치료 길이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은 나건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안지용 서울아산병원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위 내 점액층에 체류하면서 헬리코박터균을 표적하는 멀티리간드 구조의 광감각제 접합체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항생제와 다른 작용 메커니즘으로 헬리코박터균을 직접 표적할 수 있는 광역학치료법을 적용했다. 광역학치료는 내시경을 통해 특정 파장의 빛을 위 상피세포에 있는 헬리코박터균에 직접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이 개발한 광감각제는 헬리코박터균 외막의 특정 단백질을 인식하는 생체 내 수용체를 이용, 표적 치료가 가능한 양이온성 고분자 기반 멀티리간드 구조로 구성돼 있다. 기존 항생제에 의한 제균 치료와 달리 광감각제가 활성산소를 생성해 헬리코박터균의 외막 구조를 붕괴, 사멸 효과를 유도한다. 또 광역학치료는 내성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광감각제가 접합된 양이온성 고분자는 음이온성 위 점액층과 정전기적 인력으로 부착돼 위 내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

위 점액층에 부착 가능한 광감각제를 실제 생쥐 모델에서 실험한 결과 위 내에서 장시간 체류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헬리코박터균 감염 동물모델에서 대조군 대비 평균 98.7%의 제균 효과를 보였다.

나건 교수는 “광역학치료제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헬리코박터균을 효과적으로 제균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의약품 내성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질병의 치료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에 지난 3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