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등 대형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충성도 높은 브랜드임에도 미국인들의 소비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형 식품 업체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객들의 충성도를 믿고 급격한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가 일부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용 상승은 식음료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미국 소비자가 소득 중 지출하는 식품비 비중이 3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결국 일부 소비자들은 식음료 업체에 쓰는 돈을 줄이기 시작했고 가격을 올린 업체 중 3분의 1이 팬데믹 이전보다 매출이 줄거나 매출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니구엘에 사는 데니스 몬테나로(75)는 최근 맥도날드에서 베이컨과 달걀 베이글, 커피를 주문했다가 9.67달러(약 1만 3000원)을 지불했다고 WSJ에 전했다. 그는 영수증을 보고 패스트푸드를 끊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또한 같은 주 엘도라도힐스에 사는 변호사 데이비드 마이클(58)도 거의 매주 찾았던 맥도날드를 이제는 가지 않는다. 그는 탄산음료 가격이 1달러에서 1.69달러까지 오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또한 스타벅스도 가격이 예전에 비해 터무니없이 올라 발길을 끊었다. 그는 “솔직히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패스트푸드 가격은 지난 2019년 대비 33% 높아졌고, 식료품 가격은 26% 상승했다.
이는 실제로 소비 둔화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레비뉴매니지먼트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패스트푸드 이용객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특히 충성고객이 많은 스타벅스는 올해 3월 31일까지 3개월 만에 미국 매장 방문객 수가 7% 감소했다. 맥도날드 또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지출 억제 분위기가 뚜렷해 경영진들이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결국 돌아선 민심을 잡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더 많은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고, 몬델리즈는 가격 할인과 더불어 양과 가격을 조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