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박선아 화학과 교수·통합과정 박근찬 씨 연구팀이 크리스토퍼 헨던 미국 오리건대 화학·생화학과 교수연구팀과 공동으로 아민(amine)기를 사용해 2차원 금속 유기 골격체(MOF) 용액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공성 구조인 MOF는 표면적이 매우 넓어 에너지 저장이나 촉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망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MOF를 전자 소자로 활용하려면 얇은 막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다. MOF의 2차원 평면 구조 간 상호작용이 너무 강해 용매에 잘 녹지 않고, 분리해도 쉽게 응집·침전돼 가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브뢴스테드-로우리 산-염기' 활성을 가진 아민기를 사용했다. 아민기는 화학 반응에서 수소 이온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사용하면 MOF 내 화학적 결합과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아민기를 유기 화합물인 헥사하이드록실트리페닐렌(HHTP)에 결합해 MOF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아민기의 화학적 작용을 활용, 해당 MOF를 유기산과 반응시켜 평면 간 상호작용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디메틸설폭사이드(DMSO) 용매에 연구팀의 MOF가 고르게 녹아 흑청색의 용액이 형성되었다.
X-선 실험을 통해 아민기와 유기산 사이 산-염기 반응으로 이러한 용액화 현상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스핀 코팅(spin-coating) 공정으로 이 용액을 크고, 얇은 막 형태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제작 과정에서도 MOF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박선아 교수는 “그동안 가공이 불가능했던 분말 형태의 MOF를 용액화하고, 뛰어난 전기적 특성도 확인했다”며, “다양한 유기 화합물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여러 기능과 특성을 가진 MOF 기반의 전자 소자 제작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