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염료감응 방사선 흡수체 활용해 충전 필요없는 반영구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온디바이스·AI 시대에 충전 없이 수십 년 사용 가능해 '주목'

국내 연구팀이 방사성 동위원소를 적용한 염료감응 방사선 흡수체를 활용, 충전 없이 수십년간 사용가능한 새로운 베타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이건우)은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충전이 필요 없는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인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우주, 심해, 의료, 전기차,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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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일 DGIST에너지공학과 교수(오른쪽)와 김홍수 박사가 연구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가상물리시스템(CPS),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플랫폼에 적용되는 에너지원인 배터리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과 니켈의 가격 상승, 발열·내구성에 따른 안전성 문제, 이차전지 성능 제약 등 기존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베타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베타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탄소, 니켈, 수소 등)에서 방출되는 베타선 전자가 방사선 흡수체인 반도체에 충돌하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이다. 베타전지의 가장 큰 장점은 외부 동력원 및 교체과정 없이 자체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방사성동위원소의 긴 반감기를 통해 반영구적 수명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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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일 DGIST 교수팀이 개발한 양방향 방사성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 제작방법을 표현한 모식도.

또 베타전지의 주요 에너지원인 베타선은 감마선에 비해 인체 유해성이 낮아 비교적 안전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베타전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소재 단가, 복잡한 제작공정·기술 등 제약으로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기존 베타전지보다 가격 경쟁력·효율성 높아

연구팀은 가격 경쟁력과 높은 효율을 갖는 베타전지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를 수행했다. 베타전지에서 방사선 흡수체로 활용되는 값비싼 반도체 물질 대신 루테늄(Ru) 계열의 'N719 염료'와 '방사성동위원소 시트르산(14CA)', 그리고 '이산화타이타늄(TiO2)'을 활용했다. 시트르산을 탄소동위원소 나노입자로 합성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N719 염료와 이산화타이타늄 사이에 시트르산을 추가해 강한 결합을 형성, 높은 에너지 전환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 성능을 분석한 결과 방출하는 전자 대비 6만5850배의 전자를 생성하며, 1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이 2020년 개발한 베타전지와 비교하면 전력변환효율은 6배, 안정성은 10배 상승했다.

인수일 교수는 “값싼 염료를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베타전지를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기술 상용화를 위한 추가 안정성 테스트 및 양산설계·대량생산 관련 후속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차세대 배터리 사업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전기·전자공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파워소스(Journal of Power Sources)'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논문 제1저자는 에너지공학과 김홍수 박사 졸업생, 공동저자는 기초학부생 이상훈 씨이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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