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中企 도약 전략
유망기업 사업전환 제도 지원
제2 창업 인정…전용 패키지도
대·중견기업 매칭 밸류업 추진
권역별 '지역특화 AI센터' 구축
국가전략기술 R&D 지원 50%↑
기술사업화 성과창출 중심 개편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 99%, 고용 81%, 그리고 부가가치 65%를 담당하는 경제 핵심 주체다. 중소기업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대기업을 넘어서는 등 혁신 기반도 탄탄하다. 다만 최근 미·중 패권경쟁, 자국 첨단산업 보호주의, ESG 신(新)무역장벽화 등으로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신산업 출현 가속화, 디지털 전환 압력 증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구인난 심화 등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중소기업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종합전략을 마련해 29일 발표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날 열린 '중소기업 도약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상당수 정책의 경우 중소기업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으며, 민간이나 시장 역량을 활용하지 못한 채 공급자 중심 관행적 지원으로 실효성을 거두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현장 의견, 중소기업 현실, 다가올 미래 진단,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우리(중소기업)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우문현답)'는 키워드 하에 분야별 현장 애로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우문현답 혁신 TF'를 운영해 '현장 문제에 대한 중기부의 답변'으로서 5대 전략, 17개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신산업을 육성해 우리 중소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돕는 선순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데 방점을 뒀다.
◇신산업 진출 촉진…“중기부, 혁신기업 육성 컨트롤 타워 맡는다”
먼저 중기부는 기존 산업 내 유망기업의 신산업 전환을 지원한다. 전통산업 내 중소기업이 신산업 진출로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사업전환 제도'를 신설해 신산업 중심으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첨단제조, 에너지, 디지털·통신·서비스,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전략분야로 진출하는 유망기업을 기술성·혁신성 중심으로 선별하고, 분사·자회사·조인트벤처 등 다양한 진출방식도 인정하기로 했다. 기존 중소기업이 신산업으로 진출하면 '제2의 창업'으로 인정해 전용 패키지, 규제특례 신설 등으로 지원한다.
스타트업 육성 계획도 담겼다. 시스템반도체, 로봇 등 10대 초격차분야 핵심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한다. TIPS(팁스), 초격차 1000+, 스케일업 팁스, 아기유니콘 등 우수 딥테크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대·중견기업과 매칭 및 협력을 통한 '스타트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새롭게 추진하기로 했다.
스타트업이 강점이 있는 AI SW개발 중심으로 가칭 'K-스타 AI 100'도 새롭게 신설한다. 매년 100개를 선정해 'AI 창업→기술 경쟁력 확보→시장 진입→스케일업' 등 단계로 기술수준, 투자유치 등을 기준으로 성장단계별 집중 지원한다.
인공지능전환(AX)을 성장 동력으로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활용하는데 중기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권역별 TP·지자체 등과 협업해 AI공정 솔루션을 보급하는 '지역특화 AI센터'를 신설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AX 전환 성장 동력을 키워나가겠다”면서 “경기지역에 지역특화 AI 센터가 이미 구축됐고, 5대 권역에 모두 구축할 수 있도록 지자체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D 전략, 보조금→성과창출 개편…시장 중심 모태펀드 무게
현재 38% 수준에 머무른 반도체,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분야 R&D 지원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정부·공공기관의 '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의무 제도(KOSBIR)'를 양적 목표관리가 아닌 '기술사업화 성과창출'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R&D 지원도 일률적 보조금 지원방식을 탈피해 역량 초기는 보조금 지원으로, 역량 후기는 민간자금을 활용하는 융자와 투자 지원으로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고액 자산가, 연기금 등 민간 자금의 벤처투자시장 유입 촉진을 위해 모태펀드 우선손실 충당 등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모태펀드 존속기한 만료에 대비해 중장기 운영방향을 강구한다. 모태펀드는 2035년 만료 예정이지만 벤처펀드 운용기간이 8~10년인 점을 고려한 조치다. 동시에 기업접점을 가진 전문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중개업체가 협업하는 인수합병(M&A) 플랫폼도 새롭게 구축해 유형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오 장관은 “혁신 성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계속적인 재원”이라면서 “우리 벤처 시장이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해서 좀 더 민간 주도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中企 글로벌화 지원…세계시장 진출 초석 다진다
재외공관, 공공기관, 대기업 해외지사 등과 함께 중소기업 현지 애로해소를 지원하는 '민·관 글로벌 원팀'을 구축하고, 해외 시장정보·규제동향을 통합 제공하는 '글로벌 센터'도 신설한다. 국내와 생산, R&D 등 협력망을 유지하는 해외 신설법인도 국내기업과 동일하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
글로벌 자본 유치와 더불어 기술교류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모태펀드 해외펀드 출자 등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 해외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글로벌펀드를 2027년까지 4조원 추가로 조성한다. 해외 VC와 '글로벌 임팩트 펀드'를 신설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유망 K-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19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인재도 대거 유입시킨다. 아울러 이들이 국내 장기재직할 환경도 마련한다.
오 장관은 “19만명에 달하는 유학생들을 중소기업 재원으로 활용할 방안을 지금 준비 중”이라면서 “그들에게 직무 교육도 하고 비자도 전환해서 중소기업 인재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고,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