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DL케미칼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통해 불황 극복에 나선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2020년 이소프렌 라텍스 기업인 카리플렉스 인수, 2021년 미국 렉스텍사와 함께 디렉스 폴리머를 설립했다. 2022년에는 바이오케미칼 기업인 크레이튼 인수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DL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중심에서 고부가 스페셜티 시장인 합성고무, 접착소재, 바이오 케미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DL케미칼은 지난해 고부가 소재인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POE는 태양광 봉지재, 자동차 컴파운드 등에 쓰이는 스페셜티 소재다. DL케미칼은 올해 10만톤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DL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타 공정 대비 생산 비용이 낮은 기상 공정(기체 상태에서 중합)으로 POE의 상업화에 성공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폴리부텐(PB)은 세계 1위의 시장 지위를 견고히 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증설을 완료해 생산능력을 연 22만톤으로 늘렸다.
DL케미칼은 인수한 자회사을 통해 스페셜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레이튼은 재질이 다른 플라스틱의 혼합 재활용을 가능케 하는 서큘러 등 차별화 제품을 개발해 판매를 확대 중이다. 바이오 디젤 등 친환경 제품 수요 증가세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카리플렉스도 고부가 메디컬 소재 시장을 선점 중이다. 글로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5000억원을 투자해 싱가포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이소프렌 라텍스 공장을 짓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DL케미칼은 미래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극초고속 통신 및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등에 사용되는 고절연성 인쇄회로기판(PCB) 소재인 노탁(Notark) 레진의 개발을 발표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앞으로도 안정적인 시장 수요를 담보할 수 있는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들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대외적인 불확실성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