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벤처기업에도 RSU 도입…세제혜택·정보 부족 '걸림돌'

Photo Image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임직원이 정해진 성과를 달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성과조건부주식 제도가 오는 7월 벤처기업에 도입된다. 단기성과에만 집중하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보완할 인재 확보책으로 꼽힌다. 정부는 제도운영을 위한 시행령·규칙을 마련했지만, 세제 특례·컨설팅 등 지원 방안 여부가 도입을 좌우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성과조건부주식 체결 방식과 신고서 양식 등을 규정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벤처기업법에 비상장 벤처기업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교부 계약 이행을 위한 자기주식 취득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데 따른 것이다.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7월 10일 시행된다.

Photo Image
벤처기업 성과조건부주식 교부 계약 체결 신고서(자료=중소벤처기업부)

성과조건부주식은 기업 임직원이 성과나 보유 기간 등 사전에 계약한 성과를 달성하면 회사 자사주를 무상 교부하는 방식이다.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받는 스톡옵션과 달리 RSU는 약정 조건을 충족하면 양도제한이 해제된다. 스톡옵션이 단기성과에 치중한 나머지 회계 부정까지 발생하자 대안으로 등장했다. RSU는 보통 3년 이상 의무보유 기간을 갖는다.

벤처업계는 인재 확보와 장기근속 유인을 위해 성과조건부주식 도입을 요청해왔다. 다만 성과조건부주식을 당장 활용하는 기업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세제 혜택이 없는 탓이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벤처기업에 대해 스톡옵션 행사이익 연 2억원·누적 5억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행사 이익에 대한 종합소득세도 최대 5년간 분할 납부할 수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스톡옵션과 유사한 수준의 세제 감면 방안이 없으면 소득세 부담 등으로 도입하려는 기업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기부가 지난 2022년 RSU를 도입했거나 검토 중인 벤처기업 39개사를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세제 혜택 미비로 인한 임직원 세 부담'이 74.3%(29개사)를 차지했다. 정보 부족과 비상장주식 가치 평가 어려움을 호소한 기업도 절반을 넘었다.

한편 RSU는 지급 대상이나 수량 제한이 없어 대기업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대주주의 RSU 부여를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