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투표율, 30% 넘길까… 유불리 분석 나선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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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인근에서 한 시민이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선거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사전투표가 5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3565개 투표소에서 동시에 시작한다. 여야는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면서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사전투표 참여율이 4·10 총선을 놓고 각당이 승부의 분수령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사전투표를 행사한 유권자는 본투표에 참여할 수 없어 사전투표일 이후 본선거일까지 발생하는 긍정·부정적 이슈가 사전투표의 표심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높아야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린다고 분석했다. 특히 민주당은 그동안 투표율이 높았던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

실제 투표율이 60.6%였던 17대 총선(2004년)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은 152석을 얻어 121석에 머문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을 크게 눌렀다.

또 사전투표제를 총선에 처음 적용한 2016년(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12.19%였고 전체 투표율은 58%였다. 국민의당이 38석을 차지하는 바람 속에서도 민주당은 123석을 획득해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한 석 차로 제치고 제1당의 지위를 차지했다. 사전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127석)이 새누리당(152석)에 크게 졌던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투표율 상승의 득을 본 셈이었다. 19대 총선 투표율은 54.2%였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1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26.69%로 20대 총선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본투표를 포함한 전체 투표율도 58%에서 66.2%로 늘어났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득표를 포함해 총 180석을 쓸어갔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3석에 그쳤다.

그러나 역대 최저 투표율인 46.1%를 기록한 18대 총선(2008년)에서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는 데 그쳐 153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에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이 사전투표율 제고에 나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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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정치권의 표심잡기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10을 서울 여이도 국회의사당.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그동안 극단적 보수 지지자를 중심으로 퍼졌던 '부정선거 주장' 탓에 사전투표 독려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았던 국민의힘도 이번 총선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각종 선거 유세에서 '수개표 병행'을 언급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또 본인을 포함해 국민의힘 254명 후보 모두 사전투표 첫날 투표를 하겠다고 거듭 밝히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이는 유권자 구성의 변화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현재 유권자 지형이 고령층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판단한다.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보수 정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이번 총선에 나서는 유권자 중 60대 이상은 31.89%다. 이는 지난 총선 때 기록한 27.32%보다 늘어난 수치다. 이번 총선의 50대 유권자가 19.69%에 머문 것을 고려하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표심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진 셈이다.

고령층은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도 투표 적극 참여 의지가 높은 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18~19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6.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번 총선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70세 이상 유권자는 지난 총선 때보다 8.3%보다 증가한 90.8%로 나타났다. 60대도 86.8%가 적극적인 투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사전투표율과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고 평가하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는 투표를 포기하고 반면에 심판을 요구하는 유권자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높은 사전투표율이 정권심판론 등과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에 사전투표율이 높을 가능성은 있다”라면서도 “이는 사전투표제도에 대한 익숙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러나 제도에 대한 익숙함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사전투표율이 낮다면 투표율 자체가 높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선거일(4월 10일) 기준 만 18세 이상의 유권자면 누구나 전국의 가까운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사전투표를 할 때는 생년월일과 사진이 첩부돼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공무원증 △전자증명서 등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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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투표율과 사전투표율, 선거 결과 비교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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