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가 노조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임금인상안에 합의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경계현 DS사업부문장 사장 항의 방문을 시도했다. 수백여명 직원이 자발적으로 항의 방문 행사에 참석해 삼성의 달라진 노조문화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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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임금인상안에 반대하는 의미로 1일 화성 DSR 타워 1층에서 노조원 수백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유튜브)

1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오후 2시부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A·B타워 1층 로비에서 일방적인 임금인상안 합의에 항의하기 위해 경계현 DS사업부문장 사장 면담을 시도했다.

손우목 위원장, 노조 대의원, 집행부 등이 항의대표단을 꾸렸다. 화성사업장 소속을 직원을 비롯해 여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항의 방문에는 수백여명 직원이 노조 활동에 동참했다. DSR 타워 2층에도 상당수 직원이 모여 구호를 함께 외쳤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 달 29일 회사와 노사협의회가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평균 임금인상률을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기본 인상률 3.0%, 성과 인상률 2.1% 책정을 확정했다. 작년 4.1%보다 1.0%포인트(P) 인상된 것으로 올해 예상 소비자 물가 인상률(2.6%)의 두 배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노사협의회가 직원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고 회사와의 협의에서 노조와 상의 없이 임금협상안을 통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노사협의회는 법률에 규정된 합법적 기구다. 근로자들이 직접 선출한 위원들이 참여한다. 이 같은 이유로 노조 측 주장이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에 따르면 전체 직원 과반으로 구성된 노조가 없을 경우 노사협의회에서 임금 조정을 협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노동부도 '노조가 없거나 소수 노조일 경우 비조합원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비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근로자 보호차원에서 위법하지 않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노조는 총 6.5% 인상과 재충전 휴가 확대 등 복지조건 확충을 요구해왔다.

현재 전국삼성전자노조에는 1일 오전 8시 기준 2만3904명이 가입했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다.

노조가 실시하는 쟁의 찬반투표는 오는 5일 24시까지다. 노조는 찬성비율이 높으면 파업 등 정식 쟁의 활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에 따르면 항의 방문에는 200여명 직원이 참여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