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지역에서 뎅기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브라질과 파라과이 등 남미에서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연간 감염자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현재 캐나다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미주 지역에서 4가지 뎅기열 유형(혈청형)이 모두 관찰된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복수의 혈청형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감염되는 질병으로, 고열, 두통, 발진, 관절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해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미주 대륙 내 뎅기열 감염자 수는 357만8414건이다, 사망자는 1039명으로 파악됐다.
PAHO는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보고된 감염 사례 규모의 3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PAHO는 지금까지 역대 최대 수치는 지난해 456만9464건인데, 올해에 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브라질로, 올해 확진자는 296만6339명, 사망자는 758명이다. 이는 브라질 정부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파라과이도 전체 인구 3%에 육박하는 19만1923명이 뎅기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의 환자 수가 전체 감염자의 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이상 고온 현상, 급속한 도시화, 기후 변화와 연관된 가뭄과 홍수, 열악한 위생 환경 등으로 뎅기열 급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