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가 '탈(脫)TV' 전략에 속도를 내며 유튜브 쇼핑에 뛰어들고 있다. TV 시청 인구 감소와 송출수수료 부담으로 침체가 이어지면서 채널을 다각화하는 모양새다. 유튜브 사용자 수가 카카오톡을 넘어선 만큼 홈쇼핑의 유튜브 쇼핑 역량 강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홈쇼핑은 자사몰인 'H몰'과 유튜브 채널 '훅티비'를 연동 테스트에 들어갔다. 오는 4월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훅티비 내 '스토어' 탭에 현대홈쇼핑 상품이 노출되며 상품을 클릭하면 H몰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번 테스트는 채널 다각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유튜브 영상 시청자를 자사 쇼핑 채널로 유입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0월부터 유튜브 쇼핑과 연동을 시작했다. 유튜브 등 모바일 콘텐츠를 강화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 패션 등 전문성 있는 유튜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어 같은해 11월 GS샵도 유튜브 쇼핑 연동 테스트를 시작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 캐릭터인 '벨리곰'의 굿즈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유튜브 채널 '벨리곰TV'를 연동해 운영 중이다. 스토어 탭 오픈 당시 10여종이었던 굿즈의 종류도 현재 100여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롯데홈쇼핑은 공식 유튜브 계정인 '롯튜브'와 쇼핑몰 연동도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최근 홈쇼핑업계는 탈TV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가 TV 앞에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CJ온스타일은 TV와 모바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CJ온스타일 원플랫폼 2.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022년 기준 전체 사업에서 모바일·온라인쇼핑 비중을 38%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TV 시청 인구 감소 영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은 27.2%로 스마트폰(70.0%)에 비해 절반을 밑돌았다. 또 홈쇼핑사가 케이블·위성·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매년 지불하는 '송출 수수료'도 부담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홈쇼핑 7개사가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1조9065억원이다.
실제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CJ온스타일·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4사 모두 매출·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TV홈쇼핑 주요 4사 실적이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해 처음이었다.
홈쇼핑 기업이 탈TV를 위해 유튜브 쇼핑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는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는 지난해 말 카카오톡을 제친 이후 석달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실제로 유튜브 쇼핑 연동 방안을 모색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는 카페24 유튜브 쇼핑 연동 서비스를 활용해 야구 구단 최초로 유튜브 쇼핑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계의 유튜브 진출은 채널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기존 홈쇼핑 채널의 주고객은 3040대 여성이었지만 유튜브는 다양한 연령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많은 소비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