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긴급 진단, “AI 학습 금지 조항 필요”
반출조건 구체화 위해 전문가 투입하고 이행 강제력 확보해야
단발성이 아닌 상생 로드맵 필요, 협의체도 개편해야

정부가 구글에 고정밀지도 반출을 허가한 가운데 구글이 축척 1대5000의 고정밀지도를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하지 못하도록 명문화 조항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정밀지도 반출 과정에서 공간정보 전문가 참여를 확대해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공간정보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거버넌스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다.
안종욱 대한공간정보학회장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정밀지도 구글 반출, 이대로 괜찮은가?' 세미나에서 “구글이 (축척 1대5000의 고정밀데이터를 가져가면) 국내외 사용자 정보를 학습해 1년 안에 자체 데이터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AI로 인한 파생데이터까지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이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이전해 무단으로 학습하지 못하도록 명문화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또한 “중요한 것은 데이터 파일 이동이 아니라 AI 학습 데이터 활용권의 해외 이전”이라면서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은) 국가 인프라 복제나 AI 학습 데이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공간정보 전문가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가 고정밀지도 데이터 부분 반출을 허가했더라도, 후속 조치를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엄격한 관리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시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반출 조건을 구체화하기 위해 공간정보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법률 검토 등을 거쳐 이행 강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협의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전담 협상팀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 연구위원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다루는 법률 전문가가 참여해 (고정밀지도 반출) 조건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고정밀지도의) 가격 정책 역시 고려해야 하며, 단발성이 아닌 상생 로드맵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천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장도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에서 논의할 때 민간단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고정밀지도 반출과 공간정보 산업 지원을 위한 거버넌스 개편 필요성도 제기됐다.
임 연구위원은 국토지리정보원을 청 단위로 격상하고, 공간정보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출연연구원인 '국가공간정보연구원(가칭)'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간정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 기금을 설립하고, 고정밀지도 반출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범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다.
임 연구위원은 “공간정보에 대한 단순 기술 투자가 아니라 실패가 가능한 도전적인 R&D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모든 부처를 통합하는 범정부 실행 TF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