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위원장, 대구 사저 예방
의대 증원 등 국정현안 논의
총선 앞두고 보수층 결집 노려
부산·울산·경남서 유세 지원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총선을 보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한 위원장이 취임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표심 이탈에 따른 보수층 결집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30여분간 머물렀다. 이 자리엔 윤재옥 원내대표와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 대구 달서갑 후보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함께 했다.
한 위원장은 사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 전반과 현안들,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들이라던가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굉장히 좋은 말씀을 들었다”며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셨고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예방 이유에 대해 “지난번 제가 대구 방문할 때 박 전 대통령을 뵙기로 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그때 약속했던 날을 잡아서 뵙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배석한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서해 수호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나는 걸 봤다며 경제도 어렵고 나라도 어려운데 위기일 때 뜻을 모아서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대구에 와서 민생 토론을 주재했는데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며 “지역에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많았으니 잘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한 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은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이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전통 보수층 결집을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도태우 변호사와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무소속 출마에 따른 이탈표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울산·경남을 찾아 거리 인사에 나섰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측은 두 사람의 만남에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이고 유영하 후보는 나이트클럽 사장에게 180만원 향응을 받아서 검사직을 그만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과 도대체 만나서 뭘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과 과는 이제 역사의 뒷길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