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사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불확실성으로 인해 북미 투자를 연말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지는 비용 이점이 있는 멕시코를 우선 검토 중이다.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배터리 업황 위축으로 상반기까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물량이 늘어나는 하반기 이후 반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제5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미 투자는 저희에게 기회이자 부담”이라며 “IRA와 해외우려기업(FEOC) 세부규정이 발표됐지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무엇보다 대선 리스크가 커서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RA에 따르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은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돼 북미에서 제조·조립이 이뤄져야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 거점 구축 필요성이 높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사장은 “(북미 투자) 의사결정을 한다면 미국 대선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대선 결과에 따라 보조금이나 대상 차종 범위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IRA 자체를 폐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부연, 북미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북미 공장 위치와 관련해 “작년부터 여러 군데를 검토해왔고, 북미 대륙 전체를 보고 있다”며 “미국과 캐나다는 비용이 많이 늘어서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멕시코가 더 나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업황 악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넓히고, 원통형 배터리 분야로 분리막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상반기 실적은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지난해 수주한 신규 고객 물량이 상반기 중에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하반기부터는 좀 더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업황 부진을) 피부로 많이 느끼고 있고,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며 밝혔다.
이어 “IRA가 올해부터 시작됐고 이에 따른 수요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 (고객 다변화는) 미국이 제일 우선이고, 그 다음은 유럽으로 고객사와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요즘 원통형 배터리가 추세가 되고 있는데,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저희는 제품 개발 경험이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