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전용 T커머스 가시화…홈쇼핑 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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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소기업 전용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신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홈쇼핑 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송출수수료 인상, TV 시청 인구 감소 등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신설 채널 등장으로 시장이 더욱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는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제안서를 완성하고 최종 검토 단계에 돌입했다. 이르면 오는 27일 제안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안서에는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위원회는 소상공인 자생력 제고에 방점을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와 관련 내용을 두고 꾸준히 논의를 이어왔다. 일각에서 제기된 T커머스 라이브 방송 허용 관련 사안은 이번 제안서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채널 신설은 위원회에서 정책을 제안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검토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TV홈쇼핑 사업자 중 T커머스 채널을 겸영하지 않고 있는 홈앤쇼핑이 T커머스 채널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기 전용 T커머스 신설은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논의돼온 사안이다. e커머스 성장, 모바일 시장 확대 등 유통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마케팅·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자생력을 키우자는 취지다.

다만 홈쇼핑 업계는 중기 전용 T커머스 신설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송출수수료 인상, TV 시청 인구 감소, e커머스 성장 등 삼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채널이 추가되는 것은 경쟁만 과열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내 홈쇼핑 채널은 TV홈쇼핑 채널 7개, T커머스 채널 10개 등 17개다.

악화되는 홈쇼핑 업황은 지난해 실적을 통해 드러났다. 지난해 CJ온스타일·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4사는 나란히 매출·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TV홈쇼핑 주요 4사 실적이 동반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커머스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쇼핑엔티) 매출은 1조1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줄었다. 영업이익 또한 226억원으로 40% 감소했다.

기존 홈쇼핑사 중소기업 편성 비중이 높다는 점도 반대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미 GS샵과 CJ온스타일이 55% 이상,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각각 60%, 70% 이상 중기 제품 방송을 편성하고 있다. 전체 T커머스 채널 또한 중기 제품 의무 편성 비율이 70% 이상이다. 이미 17개 홈쇼핑 채널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판로 확대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채널이 추가되는 것은 취지와 관계 없이 출혈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통합위원회 관계자는 “정책 제안 내용들을 최종적으로 검토, 마무리해서 발표하려고 한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명확하게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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