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웠던 금호석화 주총…결과는 박철완측 '완패'

Photo Image
영상으로 중계된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개표 모습.

'조카의 난'으로 표 대결을 예고한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가 결국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의 패배로 끝났다.

금호석화는 22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7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박찬구 회장 측과 그의 조카이자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의 표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박 전 상무는 행동주의 차파트너스자산운용에게 권리를 위임했다.

주주총회 개최 전부터 양측 신경전이 거셌다. 양측 위임장 수 확인을 두고 대립하며 주주총회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지연됐다.

7개 의안 중 쟁점이 된 의안은 2호 의안 '자사주 처분과 관련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4호 의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이었다.

금호석화는 이사회가 상법에 따라 자사주 처분과 소각에 대한 주요 사항을 결의할 수 있도록 정관을 일부 변경하고 향후 3년간 자사주 50%를 순차적으로 소각하는 쪽으로 2호안을 냈다. 반면 박 전 상무 측은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내놨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박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주주제안 설명에서 “향후 3년간 자사주를 소각해도 10% 정도의 자사주가 남는다”면서 “자사주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주주 보호장치를 갖춘 3자배정증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날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백종훈 대표는 “자사주를 실질적으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다”면서 “글로벌스탠더드가 꼭 그것만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4호 의안인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해서도 금호석화와 박 전 상무 측의 언쟁이 이어졌다. 금호석화는 감사위원으로 최도성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백 대표는 최 후보에 대해 항공대 총장,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재무금융지배구조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반면 감사위원으로 김경호 사외이사를 추천한 박 상무는 “사외이사가 논란이 있던 사안에 반대하지 않고 100% 찬성을 했다”면서 “독립적이지 않은 이사회가 구축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최 사외이사가 회사의 공시와 다른 발표를 했다는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백 대표는 “주주총회의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것이냐”며 “의안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면 발언을 중지시킬 것이다”고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이 박 상무를 향해 고성을 치기도 했다.

Photo Image
영상으로 중계된 박형균 차파트너스 상무 주주제안 설명 모습

날카로운 신경전이 펼쳐졌지만, 박 전 상무 측의 완패로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2호 의안의 경우 출석주식수 기준으로 금호석화 측 안이 74.6%의 찬성을 얻었다. 반면 박 전 상무 측 주주제안은 25.6%의 찬성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4호 의안 역시 금호석화 측 안이 76.1%의 찬성을 얻은 반면 박 전 상무 측의 주주제안은 23%의 찬성만을 받았다.

이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2명 선임 △사외이사 2명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양정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금호석화의 안이 모두 통과됐다.

금호석화는 이번 주주총회와 관련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업계의 현 상황에서 오히려 회사 미래 전략 재원을 일거에 소각하는 등 경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주주 제안 내용의 오류가 검증됐다”며 “사실상 주주 박철완의 경영권 분쟁을 대리하는 소모적 행위를 지속하기보다는 불황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해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모색하는 고민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