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게임 시상식 '올해의 게임(GOTY)' 최다 수상작 '발더스게이트3'를 만든 라리안스튜디오가 던전앤드래곤즈(D&D) 지식재산(IP)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게임 개발에 착수한다.
스벤 빈케 라리안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진행 중인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4 세션발표를 통해 “발더스게이트3 후속 확장팩이나 추가 다운로드콘텐츠(DLC)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며 D&D 라이선스를 원작 저작권사인 위너드오브코스트에게 다시 맡기겠다고 밝혔다.
발더스게이트 시리즈는 테이블톱 역할수행게임(TRPG)을 컴퓨터로 옮긴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CRPG)이다. TRPG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D&D 룰에 기반을 뒀다. 발더스 게이트3는 CRPG 최고 명작으로 손꼽히는 시리즈 최신작으로 23년만에 정식 넘버링으로 제작됐다.
발더스게이트3는 이용자가 상상 가능한 게임 속 거의 모든 상호작용과 선택지가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로 이어지는 높은 완성도로 호평 받았다. 국내에서도 정식 한글화 지원으로 큰 인기를 끌며 후속작과 추가 콘텐츠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날 '발더스게이트3의 비밀'을 주제로 4년여에 걸친 개발기간 동안 직면한 다양한 문제 상황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공유한 빈케 CEO는 “한동안 발더스게이트3에 대한 패치 직업을 진행하고 모두가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며 “무엇을 하게 될지 새로운 일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발표 전 현장에서 만난 기자에게는 발더스게이트3 한글화 버전에 대한 평가를 물으며 게임을 재밌게 즐겨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 부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바람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게임을 관통하는 내러티브와 각 캐릭터의 유기적인 반응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생성형 AI 역할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으로 여겨진다는 설명이다.
빈케 CEO는 “생성형 AI로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직접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아직은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발더스게이트3는 전날 진행된 '게임 개발자 초이스 어워드(GDCA)'에서 올해의 게임상과 최고의 내러티브, 최고의 디자인, 청중상 등 4관왕을 수상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