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증권 등 새 CEO 영입
부동산PF 등 실적 부진 극복 중책
연임 성공 대표도 차별화 숙제 안아
정관 변경·배당 확대도 주요 이슈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증권사들이 신규 사업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로운 수장을 맞는가 하면 자본 확충을 위한 정관 변경,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 확대 등 증권사마다 각기 다른 준비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에 따른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을 떨치고 분위기 쇄신에 나서기 위해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한양증권 등 4개 증권사는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및 신규 이사 선임을 마무리했다.
먼저 삼성증권은 정기주총에서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확정했다. 박 신임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금융경쟁력제고TF팀장, CPC전략실장, 경영지원실 담당 임원 등을 맡아왔다. 박 신임 대표와 함께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에서 합을 맞췄던 박준규 부사장도 이날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삼성생명 출신의 새 대표 체제의 공식 출범에 따라 삼성증권은 지주사격인 삼성생명과 연계한 자산관리(WM) 분야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증권도 새 수장을 맞았다. 배형근 현대모비스 재경부문장이 현대차증권 대표이사로 이날 신규 선임됐다. 지난해 세전이익이 전년 대비 43% 감소한데다 부동산PF 여파로 IB 부문 실적이 급감한 만큼 회사의 강점인 퇴직연금사업에 확대에 중점을 두고 올해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전환 역시 배 신임 대표가 차별화를 보여줘야 할 과제로 꼽힌다.
대신증권과 한양증권은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간다. 특히 대신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위한 정관 정비를 마무리했다. 회사가 발행할 수 있는 우선주 형태를 정관에 추가하고 발행 가능한 종류주식의 한도를 크게 늘렸다. 오익근 현 대표의 3연임을 확정한 이유도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도약을 위한 자본확충 등 핵심 추진 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증권도 임재택 대표의 네 번째 연임을 이날 확정했다. 취임 이후 지속 성장세를 보여온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임 대표는 올해를 자기자본 1조원을 향한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규정하면서 “진정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며 열정을 지닌 인재들이 몰려오는 가장 역동적이고 생명력과 디테일이 강한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전년에 이어 일반주주에게 더 많은 금액을 배당하는 차등배당안도 이날 의결했다.
이 밖에도 오는 25일에는 SK증권이 주총을 열어 11년간 대표직을 맡아온 김신 대표가 물러나고, 정준호 대표가 전우종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26일에는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교보증권이 정기주총을 연다. 27일에는 NH투자증권에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28일에는 하이투자증권이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29일에는 유안타증권이 뤄즈펑 유안타 파이낸셜홀딩스 수석부사장을 각각 신임 대표로 선임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9일 LS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