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랜? 기가랜? 내게 적합한 인터넷 속도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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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컴퓨터로 게임, 유튜브, 디스코드를 모두 실행한 모습

평소 게임을 할 때 습관적으로 유튜브와 디스코드를 같이 실행한다. 게임하면서 유튜브를 보고, 디스코드를 통해 게임 화면을 친구들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참 게임을 즐기다 보니 유튜브 화질이 '자동(360p)' 옵션으로 바뀌면서 흐릿해졌다. 화질을 다시 4K로 되돌리고 게임 화면으로 눈을 돌렸더니 이번에는 디스코드로 게임 화면을 구경하던 친구들이 화질이 나빠졌다고 불평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인터넷 속도를 의심했다. 집에서 100메가(Mbps) 광랜을 이용하는데, 속도 상한이 낮다 보니 네트워크 사용량이 많은 작업을 동시에 하면 품질이 저하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 화질을 올리자 디스코드 화면 공유 화질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가능성은 충분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게 문제라면 더 빠른 요금제로 바꿀 수밖에 없다. 바로 위 등급에는 속도가 5배 빠른 500메가 요금제가 있었고, 1기가비트(Gbps) 이상 속도를 자랑하는 요금제도 몇 가지 있었다. 속도가 빠를수록 요금도 비싸다. 통신비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내 사용 환경에 적합한 인터넷 속도를 알고 적절한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내가 하는 작업에 필요한 인터넷 속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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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용량이 큰 8K 이상 초고해상도 동영상도 시청할 수 있다

웹서핑을 주로 한다면 100메가 인터넷도 충분하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고해상도 동영상을 보려면 인터넷 속도가 더욱 빨라야 한다.

구글 고객지원 페이지에 따르면 유튜브 동영상을 4K 해상도로 시청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속도가 20Mbps 이상이어야 한다. 100메가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속도다. 그러나 8K 이상 초고해상도 동영상을 시청하려면 이론상 80Mbps 이상 속도가 필요한데, 100메가 인터넷을 이용하면 간혹 화질 저하나 버퍼링이 발생할 수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는 현재 4K 이하 해상도만 제공하므로 인터넷 속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넷플릭스가 권장하는 해상도 별 인터넷 속도는 4K가 15Mbps, 풀 HD(1080p)가 5Mbps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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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인터넷 속도가 충분히 빨라야 한다

온라인 게임은 구동 방식에 따라 필요한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일반 온라인 게임은 3Mbps 정도만 유지해도 실행에 큰 지장이 없다. 게임 데이터가 PC나 콘솔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단, 게임에 따라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25Mbps 이상 속도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GeForce Now) 같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인터넷 속도가 빨라야 한다. 풀 HD 60fps 기준 권장 인터넷 속도는 25Mbps며, 4K 120fps로 플레이하려면 이론상 200Mbps 이상 속도를 유지해야 끊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화면 공유, IPTV도 인터넷 속도에 영향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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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송출은 업로드 트래픽을 주로 차지한다

디스코드나 유튜브로 게임 화면을 송출하는 트래픽은 다운로드가 아닌 업로드 대역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다운로드 속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비대칭 인터넷 회선이 설치된 일부 가정에서는 업로드 트래픽이 많을 때 지연시간(Ping)이 길어지면서 다운로드 속도가 일시적으로 느려질 수 있다.

풀 HD 60fps 화면을 최적 화질로 송출하려면 업로드 속도가 6Mbps 이상 유지돼야 한다. 디스코드 유료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게임 화면을 원본 해상도로 송출할 수 있는데, 4K 이상 고해상도·고주사율 화면을 그대로 송출하면 필요 업로드 속도가 큰 폭으로 올라가 다운로드 지연 시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IPTV를 시청하는 동안에도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거나 제한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IPTV로 4K 방송을 시청하려면 인터넷 속도가 30Mbps 정도 필요하다. 100메가 인터넷이 설치된 가정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유튜브를 보는 한편 TV까지 시청한다면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회선 하나를 여러 명이 사용하는 경우에도 속도 상한에 다다르기 쉽다.

초고속 인터넷 '가성비'는 어떨까,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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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최저 속도를 계산하고 가성비를 고려해 적절한 요금제를 선택하자

정리해 보면 100메가 인터넷은 여러 작업을 할 때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위 500메가 인터넷으로 교체하기만 해도 속도 상한이 5배로 높아지므로 한결 쾌적해진다. 가족 구성원 수가 많거나 고해상도 IPTV까지 시청한다면 1기가비트 인터넷도 고려할 만하다.

이쯤에서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속도가 빠른 인터넷은 그만큼 비싸므로, 필요 이상으로 빠른 요금제에 가입하는 건 돈 낭비일 뿐이다. 그렇다면 가성비 좋은 요금제는 어떤 것일까. 국내 주요 사업자별 인터넷 요금을 비교해 봤다. (※2024년 3월, 공유기를 제공하는 인터넷 요금제 가운데 결합·프로모션을 제외한 부가가치세 포함 요금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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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사업자별 인터넷 요금제

일단 통신사에 따라 속도별 요금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100메가와 500메가 요금 차이가 큰데 비해 500메가와 1기가비트 요금 차이는 적었다. 100메가 인터넷 속도가 답답해 상위 요금제로 변경하려는 소비자를 1기가비트 요금제로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500메가 요금제를 사용해도 충분하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가족 구성원이 많다면 1기가비트 요금제도 고려할 만하다. 그렇다면 요금이 비싼 2.5기가비트 이상 인터넷은 어떤 상황에 유리할까. 가장 먼저 생각할 만한 사례는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할 때다.

10GB짜리 파일을 다운로드할 때 인터넷 속도별로 걸리는 시간은 100메가 819초, 500메가 164초, 1기가비트 82초, 2.5기가비트 33초, 5기가비트 16초, 10기가비트 8초 정도다. 100메가 인터넷에서 1기가비트 인터넷으로 바꾸기만 해도 10분 이상 절약된다. 그러나 1기가비트에서 10기가비트 인터넷으로 바꿔도 시간은 1분 정도밖에 줄지 않는다. 대용량 파일을 1분 빨리 다운로드하기 위해 2배 이상 요금을 낼 가치가 있는지는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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