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실시된다. 전국 고1학생은 고등학생이 돼 처음 치르는 시험이다. 이번 학평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살펴봤다.
3월 학평은 수능을 대비해 구성되므로 수능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1학생은 수능 문제 유형과 구성을 확인해 볼 수 있고, 시험시간과 쉬는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실제 수능과 차이점도 있다. 수능에서는 국어(언어와 매체·화법과 작문 중 택1), 수학(기하·미적분·확률과 통계 중 택1), 탐구영역(사회탐구 9과목·과학탐구 8과목 중 택2)에서 과목 선택이 가능하다. 고1 학평에서는 모든 학생이 같은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또한 탐구영역이 절대평가로 이뤄진다는 점, 시험 범위가 중학교 교육과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 등에서 차이가 있다.
고1 학생이 학평을 치를 때 가장 생소한 부분은 시험시간이다. 학평 시험시간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다. 국어 80분, 수학 100분, 영어 70분 등 중학교 시험과 비교해 긴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실제 수능 국어에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독서(비문학)다. 독서는 읽고 이해해야 할 정보량이 많고 주제가 까다로워 매년 높은 오답률을 자랑한다. 고1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시행된 학평 국어 오답률에 따르면 오답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문제 중 7개가 독서에서 나왔다. 학생은 특히 과학·기술이나 경제·법 관련된 지문을 어려워한다. 이런 주제를 더 잘 이해하려면 자신의 진로와 관련 없어 보이는 과목이라도 교과 과정을 철저히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 중 하나다. 수능 국어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문학 용어나 개념이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전 문학은 관련 문제를 사전에 접해 보는 것이 3월 학평을 치르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수학은 국어·영어와 다르게 시험 범위가 의미를 갖는다. 학생 대부분은 중학교 과정 복습보다는 고등학교 범위를 선행학습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범위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도형과 관련된 문제를 더 까다롭게 느낄 수 있다. 중학교 과정 주요 개념이나 공식 등을 다시 한번 복습하고 문제 풀이해 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수능 영어는 내신과 달리 절대평가기 때문에 좋은 등급을 받기 쉽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수능에서 1·2·3등급과 같이 높은 등급을 성취하는 학생의 비율이 타 과목에 비해 높은 편이다.
지난해 3월 국어·영어 오답률을 참고해보면, 고1 영어 오답률 상위 10개 평균은 58.5%, 국어 오답률 상위 10개 평균은 43.3%였다. 특히 학생이 까다로워하는 문제는 빈칸, 순서 정렬 등의 유형이다. 몇 가지 문장이라도 정확히 해석되지 않으면 전혀 엉뚱한 것을 정답으로 고르기 쉽다. 기본적인 단어 암기, 구문 공부와 더불어 언어적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 해결책은 추천하기 어렵다. 영어는 3월 학평을 대비한다면 꾸준하게 단어와 구문 등을 공부해야 한다.
고등학교에 따라 학업 역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학교 시험만으로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학평은 전국 고1 학생 사이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시로 어느 대학을 지원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고,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수시·정시 지원 전략 등을 세워볼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3월 학평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실제 수능 성적은 낮게 나오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결과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면서 “3월 학평은 본인의 학습 태도나 역량을 점검해 보는 과정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한 기회로 삼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