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 상품에 '장수 리스크' 반영하라”…보험사, 건전성 악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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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감독원이 K-ICS(신 지급여력제도) 결산을 앞둔 보험사들에게 모든 상품에 '장수 리스크'를 반영할 것을 지시했다. 위험액이 늘어남에 따라 보험사의 건전성 비율도 악화될 전망이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수치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하며, 장수 리스크가 전 상품에 반영되면 위험액 증가와 함께 요구자본이 상승해 K-ICS 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 보험리스크관리국은 사망률 감소 충격의 영향을 모든 상품군에 적용해 K-ICS 결산에 반영하라는 입장을 보험사에게 전달했다.

보험사별로 장수 리스크를 반영하는 상품에 차이가 발생하자 이를 통일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현업에서는 보험사별로 장수 위험을 전 상품에 반영하거나, 연금 상품에만 반영하는 등 위험액 산출 기준이 중구난방이었다는 전언이다.

장수 리스크는 보험계약자가 오래 생존해서 발생하는 보험사의 위험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보험사에 도입된 신 건전성제도 K-ICS서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추가됐다.

일반적으로 사망보험을 제외한 보험상품에선 수명이 늘어날수록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의 예상액이 증가한다. 계약에 따라 보장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계약자가 질병이나 재해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져서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로 기존에 일부 상품에만 장수 리스크를 적용해 온 보험사는 K-ICS 비율이 하락할 전망이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은 지속 상승세다.

지난 1월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제10회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의 남성 평균수명은 86.3세, 여성은 90.7세로 나타났다. 35년 전에 집계된 제1회 경험생명표(남성 65.8세, 여성 75.6세) 대비 기대 수명이 15~20년이나 늘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보유하고 있는 보험상품의 포트폴리오나 기존에 장수 리스크 반영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없던 위험이 추가되면 킥스비율도 하락할 것”이라며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K-ICS에서는 장수 이외에도 해지·사업비·대재해 리스크 등을 신규 보험위험으로 인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보험사로부터 신청을 받아 일정 기간 경과조치를 부여한 상태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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