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강대강 대치 끝내고 의료계 복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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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2025학년 의과대학 입시 정원 확대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대학이나 학과의 정원은 통상 교육부가 대학과 협의해 결정한다. 큰 틀은 정부 전략에 맞춰진다.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 양성정책에 따라 2024학년도에 첨단분야 일반대학 입학 정원을 총 1829명 늘렸다. 의대 증원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보건의료 분야는 교육부가 아닌 보건복지부가 배정한다. 올해부터 5년간 매년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발표한 이후 의사들의 정면 반발에 부딪쳤다. 2000명이 과연 적합하냐는 것이 논란의 요지다. 의사들 내부에서는 증원에는 찬성하지만 2000명은 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전국 40개 대학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신청 결과 대학들이 총 3401명을 적어 낸것을 두고 2000명은 최소한의 숫자라고 주장한다.

경영학과 증원한다고 한국경제인협회가 반발하지 않고, 반도체 인력 늘린다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들고 일어나진 않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증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물론 모두가 정부 정책에 수긍한다고 의협도 그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공의들이 사직한 것도 개인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는 공중의 생명·안전·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소한의 의무다. 세계의사회(WMA)는 2012년 성명에서 '의사가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환자에 대한 윤리적·직업적 의무를 벗어나지 못한다', '필수·응급의료 서비스가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의사들이 파업을 하더라도 '공중의 생명·안전·건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업무'를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의 의무를 저버린 의료인 파업을 응원하고 지지할 국민은 많지 않다.

의료인들은 하루 속히 의료계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교수들도 '사직'이라는 강수를 정부에 던질 게 아니라 제자들을 설득하고 중간에 갈등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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