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를 포함한 배터리 업계가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R&D) 사업에 참여한다. 정부 R&D를 마중물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기업은 올해 9조원대 투자로 화답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민관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열고 차세대 배터리 R&D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다. 산업부는 파급력을 감안해 지난해 R&D를 기획하고 신속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바 있다. 산업부가 이차전지 R&D로 예타를 신청한 것은 13년 만이다.
산업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1172억원을 투입해 △전고체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등 3가지 유망 배터리를 개발한다. 다음 달 과제를 공고하고 평가를 거쳐 하반기 사업을 시작한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폭발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차량용 고안전 배터리팩 상용화가 최종 목표다.
리튬메탈배터리 과제는 기존 흑연·실리콘 기반의 음극재를 초용량의 리튬메탈로 대체한 차량용 배터리팩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에너지밀도가 높지만 화재 위험성이 있는 배터리 특성에 맞춰 안정성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
리튬황배터리 과제는 양극재를 니켈, 코발트, 망간에서 친환경 경량 소재인 황으로 대체하는 게 핵심이다. UAM 등 경량 비행체 적용을 타진한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부품·소재·장비·셀·완성차 기업을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3사도 이날 행사에서 기업은 모두 R&D 참여 의사를 밝히고 올해 R&D, 설비투자 등에 총 9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라인,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LFP 양극재 생산라인, 흑연 가공 등 음극재 생산라인 등으로 설비투자에만 7조1000억원이 투입한다. 정부는 나트륨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 등도 추진해 민간 기술 확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보급형 제품 개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통상현안 대응, 국내 투자를 통한 공급망 자립화, 배터리 전주기 순환 체계 구축 등 5대 과제를 민·관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제안한다”면서 “이번 얼라이언스를 시작으로 민·관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