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 방식이 초·중·고를 넘어 유아까지 적용되면서 유아기 전자기기 활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에듀테크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해결책 마련에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 방식이 초·중·고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유아 교육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라는 곳이 이윤을 추구하는 곳인데 공교육 시장보다 유아 교육 시장은 수익성이 적다”며 “유아 시기 전자기기 노출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은 알지만 유아 교육 시장에 많은 부분을 투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반면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한 업체도 나오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유해 사이트 접속 차단, 영상 시청 시간제한 등 기술적인 방식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개발 부서 등에서도 좀 더 효과적인 유아용 에듀테크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야나두키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활용한다. 유아는 이미 디지털에 특화된 세대로 에듀테크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왕 사용할 것이라면 건강하게 사용하자는 취지에서다. 야나두키즈는 영상만 쳐다보는 구조 대신 아이가 화면을 터치하는 등 상호 작용을 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하도록 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유아기 디지털 미디어 사용은 향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무기력증 등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 소아과학회가 발표한 영·유아기 스마트기기 이용 가능 콘텐츠 가이드 라인을 보면 2~5세 어린이는 디지털 미디어 화면 노출 시간을 최대 1시간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3살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육 환경이 디지털로 바뀌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자제력 등에 문제가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자나 보호자들이 유아기 아이들에게 올바른 전자기기 활용 교육을 통해 디지털 학습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할 방안으로 정부가 인공지능(AI) 안전·윤리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교육 기관과 기업 등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박창현 육아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백해무익할 수도 있다”며 “다른 OECD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영유아 디지털 교육에 대한 명확한 윤리 지침이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명확한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지침을 통해 기업 등에서 제작한 에듀테크 교재 도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찬영 기자 hc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