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치료 등에서 수요가 높은 고순도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손미영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 장 오가노이드에서 장 줄기세포를 농축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인간 장 줄기세포를 대량 배양·동결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향후 재생치료제 및 다른 신약 개발 기초연구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조직공학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인체 장기유사체로, 동물 대체실험이나 신약 개발, 재생치료 등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줄기세포는 신체 구성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이 있어 재생, 인공장기 형성, 세포 치료 등에서 이용이 기대된다.
하지만 체내 한정된 양으로만 존재할 뿐 아니라 배양이 어려워 안정적인 보관이 필수지만, 장기간 보관환경 유지가 쉽지 않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기술 개발 수요가 높다.
이에 연구팀은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3차원 장 오가노이드에서 고순도 인간 장 줄기세포 집합체를 대량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생산된 장 줄기세포 집합체가 마우스 동물모델의 손상된 장 상피 세포 조직을 재생시키는 것을 확인하며 치료제 이용 가능성을 높였으며, 동시에 향후 재생치료제로 개발 가능한 임상 등급의 인간 장 줄기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나아가 세포를 공기 중에 노출해 분화를 유도하는 기체-액체 계면 분화법을 이용, 2차원 장 줄기세포를 입체적 구조를 가진 장 상피 세포로 분화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장 오가노이드는 내부가 비어있는 내강(lumen)을 중심으로 상피 세포와 세포 외 기질이 둘러싸고 있는 둥근 공 형태인데, 장 상피 세포가 내부의 내강에 접근하기가 어려워 다양한 응용 연구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테레오 타입의 2.5차원 장 상피 세포 모델 시스템은 실제 인간의 소장을 모사할 수 있으며, 내강 접근도 용이해 다양한 질환 모델 제작과 신약 개발을 위한 플랫폼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손미영 박사는 “인간 장 줄기세포는 분리 배양이 어려워 동물 실험 의존도가 높았는데 전 세계 유일한 대량, 장기배양이 가능한 인간 정상 장 줄기세포 모델을 이용해 다양한 기초 연구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며 “이번 성과를 이미 확보한 장 오가노이드 배양기술과 접목해 기술 실용화를 위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1월 27일 종합과학 분야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과기정통부 코리아 바이오 그랜드 챌린지 사업, 산업부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식약처 첨단독성 평가기술 기반구축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