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북서태평양 슈퍼태풍 발생 핵심 메커니즘 규명

국제공동연구성과…북적도해류와 해양 열용량이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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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도해역과 해류의 지난 40년 동안 해양 열용량 증가 추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태풍이 가장 활발한 북서태평양에서 연중 슈퍼태풍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하고, 이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3월호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북서태평양은 매년 강력한 태풍이 발생하고, 발생한 태풍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서태평양 기후변화 연구는 전 세계 기후변화 특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KIOST 연구팀은 지난 2018년 발생해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3.5일 동안 5등급을 유지한 슈퍼태풍 '망쿳'을 비롯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주요 슈퍼태풍의 발생 추이와 해양환경특성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북위 8도∼17도 사이 구간에서 흐르는 북적도해류의 높은 해양 열용량과 적도 수렴대에서 발생한 저염수로 인한 강한 밀도차가 슈퍼태풍 발생의 주요 원인임을 규명했다. 태풍이 발생한 후 26도 이상의 높은 수온을 지닌 바다 위를 통과할 때, 해양 열용량이 높은 해역을 지나면서 바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아 슈퍼태풍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북적도해류는 북서태평양을 지나는 대표적 해류로 남북 폭이 1000km에 이른다. 동쪽으로는 아메리카 대륙 서부 해안에서 시작해 필리핀 동부 해안을 향해 흐르며, 열대 지역의 따뜻한 물을 서쪽으로 운반한다. 해양 열용량은 해양에서 물기둥(단위폭 ㎠)이 지닌 열에너지를 나타낸다. 적도 수렴대는 적도 부근에 동서 방향 띠형태로 둘러져 있는 구름대 지역이다. 뜨겁고 습한 남동무역풍과 북동무역풍이 적도 부근에서 만나 상승하는 지역으로 비 구름이 활발히 형성돼 많은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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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5월 최장 시간 5등급을 유지한 슈퍼태풍 '마와르' 진로 분석 이미지

기존에는 북위 17도∼25도 사이에 분포하는 북서태평양의 난수성 소용돌이의 높은 해양 열용량으로 인해 슈퍼태풍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40년 동안 북적도해류 해역의 해양 열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었고, 이와 함께 태풍의 급강화 현상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관련 논문과 대양 관측자료는 중장기 해양 기후변화 양상을 전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향후 해양 기후재해 예방과 대책 마련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KIOST는 우리나라 대양 및 태풍 연구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입증한 의미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해양수산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국제 공동연구로서 미국 해양대기청(NOAA), 프랑스 소르본대, 대만 국립대,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아일랜드 골웨이대,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ECMWF)가 참여했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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