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카드 꺼낸 한화오션…HD현대重과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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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특수선 모형들.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4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과 관련,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탐지 수집·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안과 관련해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취지다.

이는 방위사업청이 군사기밀 유출로 물의를 빚은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을 제한하지 않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직원이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최종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KDDX 사업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혐의다.

방사청은 지난달 27일 HD현대중공업의 불법행위를 대상으로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회를 열었으나 참여 제한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방사청이 이런 해석을 내놓자 한화오션은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고 경찰청에 요청한 것이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수년간 군사기밀을 탈취해 회사 내부 비밀 서버를 구축, 운영, 관리하고 수사 회피를 위한 대응매뉴얼까지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고위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게 한화 측 주장이다.

한화오션은 “단순히 업체 사이에 이해관계를 다투는 밥그릇 싸움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이 사건의 본질과 심각성을 간과한 것”이라면서 “HD현대중공업이 불법으로 취득한 KDDX 개념설계보고서는 전신인 DSME가 생산해 국가에 납품, 제공한 것으로 DSME는 HD현대중공업 불법행위의 실질적 피해자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질러도 아무런 제재 없이 방위산업, 특히 잘못을 저지른 바로 해당 사업의 후속 사업을 계속 수행하는 명백히 잘못된 선례가 형성될 것을 우려해 고발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발주가 예정된 만큼 양사의 갈등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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