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3일 발표한 '2024년 신규채용 실태조사 결과'는 채용 시장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임을 시사한다.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 대상 조사에서 응답 기업 66.8%가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해 69.8%보다 다소 감소한 수치다.
'신규채용 여부 미정'이라는 응답은 22.2%, '계획 없음'이라는 응답은 11.0%로 집계됐다. 신규채용 미정 기업 비율은 지난 해 12.4%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올해 신규채용 실시 예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규채용 규모에 대한 조사에서도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작년과 유사'라는 응답이 57.5%로 가장 높았다. 채용 규모의 확대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작년보다 확대'라는 14.7%에 그쳤다.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기업 10곳 중 3곳은 일자리를 추가적으로 만들 여력이 없다고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실적 부진 등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기업의 우려가 신규채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채용 시장 회복이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와 채용, 우수 인재 육성은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한 엔진이다. 당장 직면한 현실이 어렵지만 기업은 미래 투자 차원에서라도 신규 채용을 주저해선 안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건 기업이 채용 창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근본적 해법은 기업 채용 창출 의지를 북돋우는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기업이 가장 바라는 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다. 정부와 국회가 규제를 신속하게 완화·철폐하고 세제와 인프라 지원을 늘려 기업이 보다 많은 채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기업이 인공지능(AI) 대중화 등 급변하는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구조개혁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채용 확대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업이 성장·발전하면 채용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가 기업이 채용을 늘리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 지 찾아, 무엇을 어떻게 도울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말만 할 게 아니라 실천을 서둘러야 한다.
김원배 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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