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시판 중인 주력 전기차 2024년형 '아이오닉 5'에 대해 6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걸었다. 현금 구매 시에는 현지 보조금(세액 공제) 최대치인 7500달러(약 1000만원) 할인을 제공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테슬라·포드 등 경쟁사 전기차 할인에 적극 대응,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현대 겟어웨이' 세일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기간 아이오닉 5 계약 고객은 최대 60개월 무이자 또는 7500달러의 전기차 할인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오닉 5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전기차 보조금 제외 차종이지만, 구매자 입장에서 보조금 최대치를 받는 것과 같은 수준의 파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가 전기차 제품군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아이오닉 5에 이 같은 혜택을 제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한정 혜택으로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은 아이오닉 6에 대해 7500달러 할인 정책을 선보인 바 있다.
현지 업계는 현대차의 공격적 할인 정책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포드의 가격 인하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보고 있다. 포드는 주력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렸다.
포드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머스탱 마하-E 가격을 트림별로 3100∼8100달러(약 410만∼1080만원) 인하했다. 최장 72개월에 달하는 무이자 할부도 제시했다.
머스탱 마하-E는 올해부터 새로 적용된 IRA 세부 요건에 따라 3750달러(약 500만원)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미국 내 판매 실적이 50% 이상 급감하자 이 같은 할인 전략을 내놨다. 포드의 즉각적 대응으로 머스탱 마하-E의 시작 가격(3만9895달러)은 테슬라 경쟁 차종인 모델 Y(4만2990달러)보다 낮아졌다.
현대차가 최근 발표한 2024년형 아이오닉 5의 미국 가격은 SE 스탠다드 레인지 RWD 모델 기준 4만1650달러다. 여기에 이달 파격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3만달러 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시작 가격을 놓고 보면 머스탱 마하-E, 모델 Y 가운데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다.
지난해 아이오닉 5는 미국 시장에서 3만3918대를 판매하며 보조금 제외에도 모델별 판매 6위를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머스탱 마하-E(4만771대)에는 뒤졌다. 1위 모델 Y(39만4497대) 등 상위권과 격차도 여전히 큰 편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