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3개 대형병원이 바이오 스타트업의 신약·혁신 의료기기 개발 지원을 위해 데이터를 개방한다. 전국 단위 병원의 바이오 스타트업 데이터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고 수준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병원-스타트업'간 헬스케어 혁신 생태계 조성이 기대된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서울 지역 바이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전국 43개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이 보유한 데이터 지원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달 중 대상 기업을 선정, 상반기 중 첫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은 복지부가 데이터 활용 기반 구축을 지원, 이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 고도화와 선도적 연구 생태계 조성을 유도하고자 지정했다. 2020년 첫 지정 이후 현재 7개 컨소시엄 43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4년간 지원을 통해 지정 병원의 데이터 활용 기반이 갖춰졌다고 판단, 내부 활용을 넘어 외부 기업·기관과 협업체계 구축을 추진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이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임상·연구 데이터를 보유한 상급종합병원·전문병원인 만큼 산업적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서울시와 협의해 이르면 내달 중 바이오 스타트업 7곳을 선정, 43개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중 필요한 데이터를 보유한 곳과 매칭시킬 예정이다. 민감한 의료정보인 만큼 업체 선정은 물론 활용 과정에서도 위원단을 꾸려 철저히 관리한다.
특히 데이터 개방을 넘어 병원과 기업의 공동 연구는 물론 사업화까지 협업하도록 생태계 조성까지 병행한다. 별도 데이터 분석·활용 컨설팅 업체도 선정해 바이오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서울바이오허브가 실무 책임을 맡아 관련 사업을 밀착 지원한다.
사업은 전국의 대형병원이 합심해 바이오 스타트업 대상 전방위 데이터 지원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병원 내 연구진이 내부 심사를 거쳐 바이오 기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사례는 많지만 40개가 넘는 병원이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바이오 스타트업이 대형병원의 데이터에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사업을 통해 문턱을 낮출 수 있게 된 것도 의미가 있다. 정부는 서울바이오허브 뿐만 아니라 전국의 바이오 지원 단지로 대상을 확대,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혁신을 전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협업 영역은 신약 개발부터 인공지능(AI) 의료기기, 디지털치료제 등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바이오허브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지원한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사업이 병원 내부의 데이터 혁신을 넘어 산업계의 신약개발, 혁신 의료기기 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데이터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바이오 스타트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