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시점이 또다시 미뤄졌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다음달 22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장이 이달초 법원에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의 항소로 사법 리스크가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은 만큼 등기이사 복귀를 서두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 임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이 회장은 1심 선고 이후 등기임원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총수로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사업 발굴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와 바이오 등 국내외 사업장을 잇따라 찾아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등기이사 복귀 지연 이유라면 이 회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항소에 따른 2심 판결, 그리고 3심 판결까지 지속되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시점은 그만큼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삼성전자 사내이사를 맡으며 등기이사에 올랐지만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국정농단 사태로 2021년 1월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취업제한으로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이듬해인 2022년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등기이사로 선임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이후 이 회장은 2022년 10월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도 등기이사 복귀는 서두르지 않았다.
이날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와 관련해 “개인적 의견으로는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3기 준감위' 첫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경영 판단의 문제는 준감위가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빠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이사회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일과 상정 안건을 결의했다.
주총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규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이다.
삼성전자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를 내정했다.
신 내정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조 내정자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의장),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신임 감사위원 후보는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본부장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