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망 장애 종합대책]예방·신속 복구·체질 개선 초점…업계 “세부과제 이행력이 관건”

위험징후 상시관제·모니터링
사전방지·초동대응시간 단축
장애 격벽 등 위험분산구조 구축
디지털 인프라 복원력 강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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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1월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행안부 제공]

#정부가 '행정망 셧다운'이 발생한 지 두 달만에 내놓은 '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이하 종합대책)'은 △장애 예방과 대비 △신속 복구와 중단없는 디지털행정서비스 제공 △디지털 행정 체질 개선 등 문제 원인 선제 파악과 대응, 근본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들은 종합 대책 내용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세부 과제가 잘 시행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종합 대책 이행에도 행정망 마비 장애가 재발할 가능성을 일부 열어놨지만, 확실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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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전산망

◇종합 대책 내용은

종합 대책은 민원 등 대국민 행정 서비스가 행정 전산망 마비 여파로 언제든지 셧다운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해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전부 포함하는데 주력했다.

종합 대책은 △철저한 상시 장애 예방 △신속한 대응·복구 △서비스 안정성 기반 강화 3대 전략 외에 12대 과제를 담았다.

핵심 내용을 보면 정부는 먼저 철저한 상시 장애 예방을 위해 위험 징후 상시관제 체계와 범정부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장애를 사전에 방지하고 초동 대응 시간을 단축하는데 주력한다.

특히 국민 안전·생명과 직결되고 이용도 등이 높은 1·2등급 정보시스템 보유 기관에 모니터링 인력을 확보하고 관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서 24시간 상시관제를 수행토록 한다. 무엇보다 장애 징후 알림 기준을 하향해서 초기 자애 발생 시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또 '행정망 셧다운' 사태에서 봤듯 한 시스템에서 불거진 장애가 다른 시스템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장애 격벽' 등 위험 분산 구조를 구축한다.

앞서 정부는 행정 전산망 마비 원인으로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를 지목했다. 라우터 장비 문제가 정부 인증시스템에 문제를 일으켰고 이와 연결된 공무원 전용 행정 전산망 '새올'에 이어 정부24 등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보람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실장은 “장애 격벽은 라우터에 장애가 발생해도 같이 연결됐던 여러 시스템이 동시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분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시스템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 장애등급도 신설한다. 이를 통해 장애 발생 시 경중에 따라 대국민 알림 등 대응 수준을 결정하고, 복구 우선순위 결정 등에 활용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디지털 인프라 복원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한다. 내용연수를 경과해 오류 가능성이 높은 전산장비의 경우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 교체한다. 특히 1·2등급 정보시스템에는 네트워크, 방화벽 등 모든 장비에 이중화를 진행한다. 또 장애 상황에서도 작동 가능한 재해복구시스템(DR) 구축 기준을 마련한다. 모든 시스템에 대해선 주기적으로 실전형 훈련을 실시하고, 상시 준비 태세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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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장비 이중화 적용

◇종합 대책 실효성은

정부는 2월 중 과제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범정부부처 협의체를 통해 수시 점검하고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ICT·SW 업계 등은 이번 종합 대책이 큰 줄기만 공개해오던 기존 종합 대책과 달리 현실성을 잘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한 중견 IT업체 대표는 “정부가 보유·운영 중인 상당수 1·2등급 정보시스템의 경우 이중화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면서 “다만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대책에 포함시킨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서보람 행안부 실장은 “1·2등급 정보시스템을 모두 이중화하기에는 예산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 일부 모자란 부분이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 “다만 정부는 이번 종합 대책을 만들면서 1·2등급 정보시스템에 대해서는 모두 이중화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과제를 뒷받침할 세부 시행 계획을 더욱 구체화해서 대책을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 과제를 언제부터 시행한다거나 어떤 기준에 따라 추진할지 등을 명확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IT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도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정부는 종합 대책을 내놨지만,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종합 대책이 미완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와 논의해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 각 정부부처와 협력해서 행정망이 수일 동안 셧다운되는 사태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기재부도 종합 대책 내용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 편성을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면서 “행정망 장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장애가 나더라도 빠른 속도로 복구하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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