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배터리 3사 “美에 전기차 공급망 中 즉각 배제 유예 요청”

국내 자동차·배터리 기업이 미국 정부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중 일부를 중국에서 조달해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단기간에 대체재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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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 라인

현대차그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에 전기차 공급망에서 해외우려집단(FEOC) 배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의 FEOC 규정 대상인 중국이 흑연의 100%를 생산하고, 합성 흑연 69%를 정제·공급한다”며 “다른 국가가 중국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미국 정부가 한시적으로 원산지에 상관없이 배터리와 배터리 제조에 사용하는 흑연을 비롯 핵심 광물 목록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FEOC 규정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2025년부터 FEOC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할 수 없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전기차에 핵심 광물을 미국에서 생산하거나 미국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과 FTA 체결 국가가 아니고, 전기차 배터리에 핵심 광물 대다수를 생산한다.

음극재 핵심 광물인 흑연뿐 아니라 양극재에 니켈, 전해질에 리튬염, 분리막에 원단 등 핵심 광물 모두 중국에 생산·공급한다. 실제로 FEOC 규정이 시행되면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수 없어서 전기차 생산에 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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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 정부에 제출한 해외우려국가(FEOC) 배제에 대한 입장.

현대차는 FEOC 규정에서 '최소 허용 기준' 도입을 요청했다. 현대차는 10%를 제안했다.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의 핵심 광물인 니켈, 코발트, 흑연 뿐만 아니라 핵심 광물 총가치의 10% 저가치 소재는 규정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도 FEOC 유예 조치를 제안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흑연 등 일부 핵심광물에 대한 FEOC 규정을 2년 유예하거나 △총 가치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저가치광물은 FEOC 규정에서 제외해 달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SK온은 “인조 흑연은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 이외 흑연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최소 3~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핵심 광물의 FEOC 규정 적용을 2025년 1월1일에서 2027년 1월1일로 2년 유예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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