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산업디지털 전환(iDX)으로 기술 패권 시대 파고 넘는다 〈상〉

산업 AI 얼라이언스, 민간 주도 디지털 전환 AI 내재화 선도

전 세계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시대로 진입하며 무한 경쟁의 파고에 노출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여 혁신을 일궈내는 산업의 디지털 전환(Industry Digital Transformation, iDX)은 한국 경제가 장착해야 할 필수 불가결 요소가 되고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증한 비대면 수요는 글로벌 경제 산업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 글로벌 산업 경쟁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AI가 부상하고 있다.

MS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와 독자적 AI 생태계 구축을 속도를 내며 시장 선점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고, 디지털 전환 인프라인 클라우드와 AI 기술 플랫폼의 구축을 통해 디지털 전환 물결에 가속이 붙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미래 경쟁력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로 등장한 AI 산업과 이를 통한 산업 디지털 전환 활성화에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 산업에 AI 기술을 전면 적용하고 활용해 산업의 대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산업은 저성장 구조의 고착화 등 기존 양적 투입 위주의 성장 방식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으로, 산업 전반에 AI를 내재화해 새로운 성장 방정식으로 교체해 가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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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의 산업 디지털 전환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사진은 AI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 글로벌 기업들 AI 기반 DX 적극 나서며 생산성 확대

2023년은 오픈AI가 지난 2022년 11월 30일 발표한 챗GPT로 생성형 AI가 돌풍을 일으킨 원년이다. iDX역시 이 같은 AI의 도입과 접목이 주요한 과제로 떠올랐고, 디지털 전환의 중심 트렌드로 AI의 도입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AI 기반 DX로 한 차원 높은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태다.

미국 존디어는 농기계 제품에 센서 등을 부착해 무인화하고, AI를 활용해 다수의 농기계를 최적해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 플랫폼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진화시켜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테슬라는 AI를 통해 산업 융·복합화를 빠르게 진척시키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택시와 배송 등을 접목한 로보택시 서비스와 운행데이터를 통한 보험 할인 등 상이한 분야를 디지털을 매개로 연결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발굴하는 산업의 밸류체인을 확장하는 사례로 꼽힌다.

또한 디지털 인프라와 솔루션 제공에 있어서도 아마존과 MS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한 채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과 중국, 독일 등 세계 주요국은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AI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으로, 정부는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원천기술 확보에, 민간은 응용 기술 개발을 통한 혁신적 제품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21년 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AI를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하고 선도기업 육성과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바이두, 헬스케어의 텐센트, 스마트시티의 알리바바, 스마트홈의 샤오미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고 있다.

독일은 2020년 AI 전략 개정안을 발표하며, AI 생태계 육성으로 달성해야 할 우선순위 분야로 인재와 연구, 활용, 규제, 사회 등을 설정했다.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AI를 환경과 기후 친화적으로 응용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 국내 디지털 전환, 양적 투입 성장 한계로 새로운 성장 방정식 교체 시급

국내 산업현장의 DX는 산업 데이터와 지능 정보를 활용한 △공정 최적화 △제품 지능화 △서비스 고도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저성장 산업 구조 고착화 등 기존 양적 투입 위주 성장의 한계에 봉착해 새로운 성장 방정식으로의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주력 산업의 DX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으며 기업규모·업종별 격차가 크고 특히 AI 투자와 도입이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2022년 6월 KPC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빅데이터 AI 투자가 11.85%인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94%와 1.66%로 큰 격차를 보였다. 투자 분야 역시 클라우드와 보안이 전체 투자의 47.3%와 22.7%를 차지한 반면에 AI는 1.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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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이 구축한 스마트 제조공장 솔루션을 제시했다. 사진은 권봉현 LS일렉트릭 부사장이 23년 11월 열린 산업디지털 전환컨퍼런스(DXcon)에서 스마트 제조공장 솔루션 개발 및 적용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한국산업지능화협회

다만, 국내 기업도 대중견기업 중심으로 일부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를 볼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AI 기술을 통해 철골 구조물의 자동설계 시스템을 개발해 수일이 걸리던 설계 시간을 10분 내로 단축하고 비용도 20% 이상 절감했다. LS일렉트릭은 산업 IoT 구축 및 생산예측과 품질관리에 AI 솔루션을 적용해 생산비용을 2% 줄이고 클레임도 87% 감소시켰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고 공정 중 커팅 공정에 AI 기술을 적용해 공정 설비 수명을 진단하는 등 생산성을 높였다.

그럼에도 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모두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기업은 취약한 디지털 기반과 역량 및 인식 부족이 나타났다. 공급기업 측면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부분 금융과 개인 소비자 중심으로 산업 분야의 제공이 미미하고, 데이터 플랫폼 역시 일부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계열사에 적용하는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공급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SW 솔루션의 라이선스 비용 불인정과 재판매 금지, 수요기업에서 이미 실제 공정 적용의 레퍼런스가 있는 해외 솔루션을 선호한다는 점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 7월 민간 중심의 업종별 융복합 DX 전략을 모색하고 산업 AI를 현장에 내재화시키는 방안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자 기존 '산업디지털 전환연대'를 '산업AI 얼라이언스'로 확대 개편해 출범시킨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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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산업현장에 내재화시키는 방안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자 민관이 모여 산업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출처=한국산업지능화협회
◇ 20대 수요 공급 기업의 AI얼라이언스 출범, AI 상용화 사업 발굴

산업AI 얼라이언스는 개별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넘어 가치사슬 전체가 연계 협력해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 전환의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협업 기반을 구축해 이를 통해 선도 과제를 발굴하고,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AI 솔루션의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AI 얼라이언스는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공급기업인 삼성SDS, CJ올리브네트웍스, SK C&C와 10대 대표 업종별 수요기업인 현대자동차, LG전자, 현대제철, LG에너지솔루션, 두산에너빌리티, 코오롱FnC 등이 참여하는 유기적인 가치사슬로 구성됐다. 2020년부터 디지털 전환 과제발굴을 위해 추진되어 왔던 산업디지털 전환연대 운영 시 아쉬웠던 점으로 지적됐던 공급기업의 역량 부족과 수요기업과의 연계 취약과 이에 따른 구체적 결과물 제시가 부족하다는 점을 해소하는 구조를 갖췄다. 여기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전문기관으로 지원하고 디지털 전환 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산업지능화협회가 총괄 간사를 맡고,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생산성본부가 간사 기관으로 참여해 더욱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산업 AI 얼라이언스는 우선 AI 기술이 업종을 관통해 빠르게 접목될 수 있도록 이동성과 기계장치, 최적화 등 3개 기술분과와 산업 데이터, 법·규제 등 2개 정책분과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 AI 활용 촉진을 위한 선도과제 및 지원시책 발굴 △국내 산업 디지털 전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상호 정보제공 △산업 데이터 활용 촉진 및 법 제도 규제 개선 방안 도출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정보교류와 기관 간 협업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기술의 산업 내재화를 통해 생산 방식을 혁신하고 제품·서비스를 지능화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신산업을 창출하겠다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산업 강국 도약을 목표로 기술 산업 간의 융합과 협업을 촉진해,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는 민간 주도의 지속 가능한 DX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아울러 민간 중점 추진 과제로 △기업 One-Stop 지원 체계 구축 △산업 데이터 활용 촉진 △DX 친화적 규제 환경 조성 △산업 디지털 전환 우수기업 선정 및 지원 등을 수행한다. 또한 △협업지원센터 지정 △기존 산업 데이터 플랫폼 통합 연계 구축 △선제적 규제 개선 등을 추진, 글로벌 산업 AI 공급기업 100개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산업의 AI 내재화를 통해 AI 활용 기업을 현재의 1% 수준에서 2030년에는 3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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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산업부 1차관이 산업AI 얼라이언스 출범을 축하하고 있다. 출처=한국산업지능화협회

이 같은 산업 디지털 전환 선도 사업 추진에 산업AI 얼라이언스는 주요 창구가 됐다. 산업AI 얼라이언스는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 인센티브 확대 △기업 간 협업 강화를 위한 네트워킹 기회 제공 △세미나를 통한 수요-공급기업 성과 홍보 기회 제공 등 얼라이언스 발굴 프로젝트를 최우선으로 검토해 지원했다.

한국산업지능화협회 관계자는 “산업 AI 얼라이언스를 통한 AI 내재화 전략이 꺼져가는 제조업 불씨를 다시 살려내고 이를 통하여 실물경제 안정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앞장서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확대·개편된 산업 AI 얼라이언스 운영을 통해 참여기업들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산업 AI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최근 우리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불확실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산업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라며 “산업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개별 기업을 넘어, 우리 각 업종의 밸류체인 전체의 경쟁력이 동반 상승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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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십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전자신문인터넷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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