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vs 내부 구축형 수주경쟁
이지케어텍·평화이즈·휴니버스 외
삼성SDS 등 대형 SI 참전 가능성
1분기 사업자 선정…제안서 관심
새해 첫 대형병원 차세대 프로젝트인 부산대병원 병원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병원 IT사업 '최대어'로 꼽힌 만큼 수주를 위한 사전 작업이 치열하다.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도입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비수도권 최초 구축 사례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은 이르면 1분기 중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내고, 하반기 본격적인 차세대 병원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병원 내 EMR를 포함한 주요 병원 IT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게 골자다. 노후 서버와 네트워크 등 IT 인프라 교체는 이미 시작했다.
이 사업은 부산대병원뿐 아니라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포함해 통합 병원정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부산대병원은 연간 외래 환자가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비수도권 최대 상급종합병원으로 평가된다. 같은 상급종합병원인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합치면 두 병원 병상수는 2000베드가 넘을 정도로 최대 규모다.
사업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500억원 규모까지 예상된다. 부산대병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보라매병원, 충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이 200억~300억원 규모로 차세대 사업을 진행한 만큼 이보다 클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새해 첫 차세대 사업이자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의료IT 업계는 벌써 사전 영업에 한창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이지케어텍이다. 현재 부산대병원이 사용하는 병원정보시스템이 이지케어텍 '베스트케어' 솔루션인 만큼 기존 고객사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대형병원 IT사업에서 이지케어텍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평화이즈, 휴니버스 글로벌 외에도 삼성SDS 등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 참전도 예상된다.
이지케어텍 관계자는 “현재도 자사 솔루션을 사용하는 만큼 개선된 기능을 바탕으로 새롭게 제안할 예정”이라며 “올해 발주하는 첫 대형 사업이라 프리 세일즈 등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클라우드 EMR 도입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 병원은 내부 구축형과 클라우드형 두 가지 모두를 제안 받아 최적 시스템을 선정할 방침이다. 2021년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 이후 3년 만에 클라우드 EMR 구축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클라우드 EMR 시스템은 운영 편의성과 비용 효율성 등을 강점으로 병원정보화 시장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고대의료원은 정부의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사업을 수행해 클라우드 EMR을 개발했다. 이후 자회사 휴니버스 글로벌까지 만들어 사업화에 나섰지만 대부분 중소형 병원 구축에 그쳤다.
사실상 이번 사업 수주는 내부 구축형과 클라우드 두 진영으로 나눠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휴니버스 글로벌과 평화이즈는 각각 클라우드, 내부 구축형을 전문으로 한 만큼 해당 영역에서 최적 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지케어텍은 두 영역 모두 제안이 가능해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내부 구축형과 클라우드 시스템 모두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할 방침”이라며 “다양한 사업 제안을 검토해 병원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