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이공계 진로 특강〈7〉초고성능 컴퓨팅으로 풀어나가는 은하 형성의 수수께끼 “천문학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유일한 실험 방법”

국립중앙과학관·에듀플러스 공동 이공계 특강 지상중계
신지혜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은하 형성’ 주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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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연재순서〉

①2035년 유망 직업·의공학과 빅데이터

②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공학 시뮬레이션 세계

③위성군단을 이용한 디지털지구 만들기 대작전

④사이버 세상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 인터넷 기술

⑤멀티모달 인공지능의 대모험:세상 밖으로 나아가다!

⑥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이차전지 기술

⑦초고성능 컴퓨팅으로 풀어나가는 은하 형성의 수수께끼

⑧블랙홀을 추적하는 천문학자들

⑨대한민국 달 궤도선 '다누리'-개발과 여정

⑩핵융합과 1억도 플라즈마의 비밀

“우주에 대한 모든 정보는 어두운 빛을 타고 지구에 도달합니다. 이 실낱같은 빛을 잘 받아내는 것에서부터 우주에 대한 이해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한낱 아름다운 우주 사진에 불과하게 됩니다.” 신지혜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하 형성'과 관련한 강연을 통해 우주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가기 위해서는 관측된 정보와 실험 결과를 함께 비교하며 다양한 가설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천체 규모가 인간이 다루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천문학에서는 천체 대상으로 실제적 실험을 할 수 없다”며 “천문학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유일한 실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를 사용해 가상 우주를 구현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컴퓨터와 컴퓨터 언어로 우주 특성을 설계한 알고리즘, 즉 코딩으로 구현한 수치 모형이 필요하다. 이 알고리즘에는 과학 법칙, 이론 및 가설·가정이 들어가고, 알고리즘 설계에는 논리적 오류가 없어야 한다.

이 기준을 맞추기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시뮬레이션에 쓰일 알고리즘을 만드는 '프로그래밍'보다 그 속에 잠재된 논리적 오류를 찾는 '디버깅'에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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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를 예로 들면, 은하는 모든 천체의 보금자리이자 우주의 거대한 구조물을 이루는 벽돌과 같다. 우리 몸의 세포에 비유할 수도 있다. 은하를 이루는 수천억 개 별 사이사이는 가스 구름으로 채워져 있고, 은하 내 별들과 가스 구름은 지속해서 물질과 에너지를 순환한다.

더불어 이웃한 은하의 캐릭터가 어떠한지, 이들과 얼마나 빈번하고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따라 은하 특성 및 진화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일련의 은하 진화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기술하기 위해 우주론, 중력, 유체역학 및 다양한 천체물리학적 현상을 알고리즘으로 설계해야 한다. 코딩 줄만해도 수십만 줄에 달하게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계산량은 어느 정도일까. 한 현상을 어떠한 정밀도로 계산하고 싶은지에 따라 시뮬레이션의 계산량도 천차만별이다. 학문적인 목적으로 수행되는 복잡하고 정교한 시뮬레이션은 개인용 컴퓨터로 수만 년이 걸린다.

시뮬레이션의 계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개의 CPU(중앙 처리 장치)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다. 계산량을 여러 개로 쪼개서 각 CPU에 분산시키면, 빨리 계산을 마칠 수 있다. CPU 하나를 이용하면 10년이 걸리는 시뮬레이션을, 3650개의 CPU를 동시에 사용하면 하루 만에 끝낼 수 있게 되는 원리다.

이렇게 큰 규모의 연산을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수천, 수만 개의 CPU를 한데 묶어놓은 시스템을 슈퍼컴퓨터라고 한다. 중앙 관제 컴퓨터에 수천, 수만대 컴퓨터가 연결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쉽다. 국가 슈퍼컴퓨팅센터는 천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과학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 규모에 이르는 초고성능 슈퍼컴퓨터를 구축해 운영한다.

신 선임연구원은 “공동연구진과 함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호리즌 런 파이브(Horizon Run 5)'를 수행했다”며 “현재는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우주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에듀플러스·국립중앙과학관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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