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김의성, “도덕 이상의 겁쟁이 '오국상', 호평에 감사…韓영화 부활계기 되길”(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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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컴퍼니 제공

“숫자만이 아니라, 큰 사랑과 응원을 받으니 뿌듯하다. 또한 김성수 감독, 정우성 배우 등에게 인생흥행작이 생긴다는 것에 축하를 보낸다” 배우 김의성이 1000만 관객을 앞둔 영화 '서울의 봄'을 향한 기쁜 마음을 이같이 드러냈다.

21일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 성수 VIP라운지에서 영화 '서울의 봄'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과 만났다.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배급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김성수 감독의 연출과 황정민(전두광 역)·정우성(이태신 역)을 비롯한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을 토대로 MZ세대들이 겪지 못한 실제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며 개봉 이후 주차별 평균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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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의성은 극 중 국방부 장관 오국상 역으로 열연했다. 갑작스러운 총성에 겁을 먹고 도망치는 무사안일 식의 나약함, 반란군과 진압군 사이를 오가며 개인 자존심을 챙기는 뻔뻔함 등 긴장감 넘치는 장면전개 속 이기적 현실면모의 얄미운 모습들은 극 전반의 분노감을 새롭게 하는 색다른 전환포인트로서 관객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김의성은 인터뷰 동안 관객 1000만 명 돌파를 앞둔 '서울의 봄'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전했다.

-'오국상' 역 캐스팅 제안?

▲작품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신인배우 시절 작품데뷔 전이었던 김성수 감독과 처음 만나고 연을 이어왔다.

넷플릭스 '택배기사' 촬영 당시 작품을 제안받았다. 아쉽지만 거절해야겠다고 했더니, 다른 거 찍으면서 기다려주겠다고 말해서 출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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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컴퍼니 제공

-기존 날 선 빌런매력과는 달리 '오국상' 연기로는 의외의 뺀질거림이 돋보인다. 주요 포인트는 어디에 뒀나?

▲빌런 역들은 도덕을 이길 정도의 욕망과 행동들을 하지만, 오국상은 겁이 도덕을 뛰어넘는 인물이다. 여느 빌런들처럼 독하거나 악하지 않아도, 이 캐릭터가 겁을 먹으면서 생기는 결과물 자체가 끔찍하기에, 더 자유롭게 연기해도 되리라 생각했다. 또한 긴박한 극 흐름 속에서 쉬어갈 수 있는 포인트로, 뭔가 얄미운 게 필요하다고도 판단했다. 생각지도 못한 관심에 감사드린다.

-애드리브 포인트가 있는가?

▲작품마다 애드리브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김 감독의 제안과 함께 몇 개 만들어졌다.

“야, 나 많이 찾았냐”라는 대사처럼 재밌는 말들을 제안받으면서, 한편으로는 먼저 떠올리지 못한 제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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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컴퍼니 제공

-김성수 감독과의 첫 만남이다. 현장은 어땠나?

▲과거에는 정말 무서웠지만 지금은 무섭지 않다는 말을 촬영 전 들었다. 현장에서 실제 보니까 '슬램덩크' 안 선생님 같은 느낌이더라(웃음).

자신의 완벽한 그림과 함께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물론, 막내 스태프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짧은 촬영분의 배우에게도 세세하게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완벽해보였다.

제게는 다양한 선문답식의 다양한 제안과 함께 다양한 도움을 줬다. 본인의 철학이 확고한 김 감독, 이제서야 인연이 됐다는 데 새로웠다.

-배우들과의 케미는 어땠나.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기에 타 배우들보다 적은 회차로 촬영했지만, 반란군과 진압군 양 측면의 배우들을 다 둘러볼 수 있었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낯익은 얼굴들이 예비군처럼 군복을 입고있는 모습이 편안하고 재밌었다. 또한 배우들이 서로 과몰입해서 따로 회식하는 등의 모습까지 유쾌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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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컴퍼니 제공

-관객 1000만명 눈앞에 둔 소감?

▲숫자만이 아니라, 큰 사랑과 응원을 받으니 뿌듯하다. 또한 김성수 감독, 정우성 배우 등에게 인생흥행작이 생긴다는 것에 축하를 보낸다.

언론배급 시사회와 개봉 이후 SNS 반응을 통해 기대감을 갖게 했던 반응들이 실제로 이어진 것 같다. 무대인사를 다니며 객석이 꽉 찬 모습을 보고 늘 감동하고 있다. '서울의 봄' 계기로 한국영화의 흥행부활이 이어졌으면 한다.

-흔치 않은 근현대사 영화의 상업적 흥행, 이번 기회를 통해 추가적인 기획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는지?

▲'서울의 봄'은 뭔가 특별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로, 강렬한 무언가가 있다. 이후 다양한 영화들이 기획될 수 있는데, 그에 중요한 것은 뭘 만드느냐 보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될 것이다.

그 속에서 디테일한 고증의 면모와 별도로, 그 시대를 대하는 태도와 사건을 이해하는 상상력이 더 중요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