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메디테크엔지니어링이 여드름 치료와 피부 미백을 동시에 구현하는 레이저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내년에 피부 미용 수요가 확대되는 미국으로 진출해 수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06년 설립된 대주메디테크는 피부과 의료용 레이저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다. '마법의 칼'로 불리는 레이저는 원료와 빛 파장대에 따라 군사용·의료용·산업용 등 용도와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대주메디테크는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한 제모용 레이저 치료기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이후 피부 미백, 여드름 치료 등 제품을 10여종으로 확장했다.
김종숙 대주메디테크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가 수출보국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대주메디테크는 현재 세계 45개국에 피부용 레이저 의료기기를 수출하고 있다. 창업 초기 국내는 이미 피부용 레이저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판단,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 1000+에 선정되고, 최근 무역의날에는 200만불 수출의탑을 수상했다. 회사는 무역상사를 통해 수출하는 간접수출까지 포함하면 수출 비중이 99%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 대표는 대주메디테크 강점으로 해외 바이어 요구에 대한 신속 대응을 들었다. 의료기기 특성상 국가별 인·허가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현장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SW) 적용이 필수다. 회사는 일찌감치 국가별 인증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해외 대리점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는 올해 1450㎚ 파장대 반도체레이저수술기 노블레이저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1450㎚ 파장 레이저가 피부 1㎜ 깊이로 침투해 피지선에 열을 전달하고, 피지 분비를 억제해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이다. 노블레이저는 여기에 토닝 모드를 추가했다. 레이저 침투 깊이를 줄여 콜라겐을 자극해 피부 미백 효과를 촉진한다.
김 대표는 “여드름 치료 기능만 탑재한 경쟁 제품과 달리 한 제품으로 피부 미백 효과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블레이저는 스마트 핸드피스를 적용해 이용 편의성도 높였다. 손잡이에 액정표시장치(LCD)를 탑재해 의사가 피부 치료 도중 본체가 아닌 손잡이에 부착된 터치스크린만 조작해 손쉽게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노블레이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하고, 국내 일부 병원에서 활용 중이다.
대주메디테크는 여드름 치료와 피부 미백 기능을 모두 구현하는 노블레이저로 내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메디컬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미용 레이저 시장은 지난해 24억2000만달러(약 3조1300억원)에서 연평균 약 21% 성장해 2027년 58억9000만달러(약 7조62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지역은 지난해 기준 미용 레이저 시장 30.4%를 차지, 가장 수요가 활발한 시장으로 꼽힌다.
회사는 성장하는 미용 레이저 시장에서 고객 수요를 반영한 노블레이저 기기로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여드름 치료 용도로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 매년 다섯 차례씩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며 신제품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유럽과 일본 시장 진출도 추후 계획하고 있다.
미용 의료기기 성장에 맞춰 대주메디테크 역시 꾸준히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매출이 20%씩 신장하면서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매년 매출 1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의약당국 인허가 기준이 꾸준히 변하는 만큼 규제·인허가 사항을 지속 파악하며 고객 요구사항에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연구소와 제조, 영업 부서가 긴밀한 소통체계와 협업체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대주메디테크는 중장기적으로는 상장에 도전한다. 회사는 현재까지 외부 투자유치 없이 20년 가까이 운영했다. 다만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해외 인허가 규제에 대응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투자유치와 파트너십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상장 시점은 약 3년 후로 잡고 현재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꾸준한 R&D 투자로 제품 경쟁력 역시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도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각오로 R&D와 제품 디자인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면서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종숙 대주메디테크엔지니어링 대표 인터뷰
-회사 창업 계기는
▲2006년 창업 당시 산업·군사·의료 분야에 활용되는 레이저 기술의 중요성을 파악했다. 레이저 기술로 유망업종에 진출해야겠다고 고민했는데 앞으로 피부 의료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고 여겨 해외 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유효한 판단이 됐다.
-회사 강점은
▲기업부설연구소를 마련하고 기술과 규제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각국의 인허가 규제에 대응해야 하고, 같은 기기라도 의료현장에 맞게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업부설연구소에서 해외 국가 인허가 체크리스트를 구축하고, 소프트웨어(SW) 기능 변경에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
-수출을 중심으로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판로개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각 의약당국 인허가 통과다. 인허가를 취득해야만 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유럽은 최근 의료기기 인증을 지침(MDD)에서 규정(MDR)으로 전환하면서 새롭게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에서 의료기기 수출기업 인증 취득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은 인허가 장벽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지원을 확대했으면 한다.
-이노비즈 인증으로 얻은 도움이 있다면
▲창업 초기 기술개발을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노비즈 인증사로서 우대금리 혜택을 받아 큰 도움이 됐다. 수출·인력 수금 지원 역시 회사 성장에 보탬이 됐다.
-회사 직원을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중소기업이지만 직원이 가족 같은 회사로 느끼도록 조직문화 등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상장하게 되면 우리사주를 지급해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생각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