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기현 당대표 공백 상황에 따른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최대한 조속히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계획이어서 연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공동 위원장 체제가 아닌 '1인 위원장 체제'가 유력하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으로 전당대회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비대위 체제로 지도 체제를 빨리 구성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당 대표를 선출을 위해 무리하게 전당대회를 열기보다는, 비대위로 전환해 총선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김기현 대표 체제 지도부들은 비대위 구성 전까지 유지된다. 앞서 당대표 사퇴에 따라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들은 일괄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었다.
윤 원내대표는 “당의 위기 상황에서 당무 공백을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새 지도부 구성 때까지 (지도부는) 계속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향후 사표 수리 여부는 새로 구성되는 지도부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과 인선과 관련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임자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또 선거를 앞두고 총선 승리라는 지상 과제를 달성하는 데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이라는 기준으로 인선을 해보고 있다”고 했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에는 장관 출신, 중진급 의원, 원외 인사 등이 두루 거론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비롯해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 등이다.
일각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공동위원장 체제 가능성도 제기했으나 윤 대표가 '1인 위원장 체제'가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현 지도부는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을 정리하기 위해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내일 오전 비상의원총회도 소집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이 인선되면 곧바로 공천 심사를 맡는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와 함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등 구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당초 크리스마스 전후까지는 공관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틀어졌다.
윤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상 1월 10일까지는 구성해야 하므로 그 규정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