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아듀! '다사다난 핀테크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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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

신산업과 벤처산업 어려움이 많았던 '다사다난 2023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핀테크는 어떤 이슈가 주목을 받았는지 살펴보자.

우선, 5월 31일부터 시작된 온라인·원스톱 대출이동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대상기관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및 캐피탈사로, 빅테크·핀테크업체의 비교추천 경쟁을 통한 대환대출서비스가 주된 타깃. 11월 10일까지 5개월여 기간 성과는 대환대출규모는 2조원, 이용 소비자 8만 7843명, 이자부담경감 연간 398억원, 대출금리는 평균 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대환대출 90%가 은행간 이동이고 저축은행에서의 이동은 3.7%에 불과해 저축은행 주고객인 중저신용자 이자절감효과는 그만큼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또한 대환대출서비스가 대부분 빅테크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은 향후 개선방안 강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핀테크를 위한 해외진출지원방안도 신시장 마련에 부심하던 업계로선 '가뭄에 단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연초부터 금융사·핀테크의 '인도네시아 진출지원 설명회' 개최에 이어 4월에는 금융위가 '핀테크의 해외진출 지원인프라정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핀테크의 효과적 해외진출을 위해 현지 정보제공부터 해외진출거점까지 원스톱 지원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현지 기업 및 기관과의 파트너십 확보,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 핀테크 랩을 통한 보육공간 확보방안 등이 마련됐다. 그래서인지 핀테크지원센터 조사에 따르면 이미 해외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희망하는 핀테크업체도 266개로 전체의 36%, 지난 해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또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11월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개국과 아시아 핀테크얼라이언스(AFA)를 결성, 향후 아시아 핀테크업계의 상호진출과 협력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토큰증권 제도정비도 빼놓을 수 없다. 토큰증권은 글로벌시장 기준 2023년 초 20~25조원에서 2030년에는 약 20조 달러로 거의 1000배 규모까지 빅뱅 성장할 거란 전망이다. 그만큼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은 토큰증권거래소가 12개, 싱가포르는 6개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관련 업계인 증권과 핀테크·불록체인업계 의견을 수렴, 현재 국회 정무위에 윤창현의원의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상정한 상태다.

개정의 핵심은 전자증권법의 경우 분산원장의 권리추정력 인정, 자본시장법은 비금전신탁 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의 유통력 확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글로벌시장만큼은 아니지만, 향후 7년간(2024~2030년) 시장규모가 10배, 연평균 93%의 급성장세를 예상하는 보고서가 나와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초기의 위험관리 및 투자자보호기간이 지나고 시장관행(Market Practice)이 정립되면, 발행·유통 플랫폼의 분리, 투자한도 확대, 디지털자산 다양성 인정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단계적 보완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애플페이 국내 상륙도 결제업계에선 핵심 이슈 중 하나였다. 계속 돌풍을 일으킬 건지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인지 의견이 갈렸었다. 반년여가 지난 지금 현대카드의 경우 양적 성장으론 업계 3위로 올라섰지만, 수익성 개선은 아직 물음표다. 여타 카드 및 간편결제 업계도 애플페이 사용 수수료(결제액의 0.1~0.15%)와 NFC(Near Field Communication) 단말기 비용 부담 때문에 애플페이와의 제휴에 선뜻 손을 내밀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전망도 당분간 '안개 속'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결제시장에 미칠 기대효과와 방향성은 명확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외에 금융 마이데이터 정보제공의 확대도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수익모델 안정 관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확대 항목은 퇴직연금과 공적 연금, 국세·지방세·관세 등 납세 정보, 입출금 자동이체 및 대출상품 거치 기관 정보 등으로, 마이데이터 누적 가입자(중복 포함)는 지난 해 1분기 2487만명에서 올해 1분기 7680만명, 3분기 9781만명으로 급증한 바 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