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 수요 증가 대응
美 공장 생산계획 변경 이어
난징 공장도 핵심거점 육성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무게추를 빠르게 옮기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지름이 46㎜인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성차 업체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남경 공장에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46 시리즈로 전환한 것처럼 중국에서도 2170 대신 46 시리즈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 공장을 4680 제품을 포함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남경 공장은 2170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고객과 시장 요구가 커지면서 남경 공장의 2170 생산규모를 조정하는 대신 46 시리즈 신설에 들어갔다.
남경 공장의 구체적인 고객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내 완성차 업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완성차 업체 공급도 예상된다.
46시리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다.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에너지용량이 5배 크고, 출력은 6배 향상됐다. 주행거리가 16% 늘어나면서 생산 비용은 54% 절감할 수 있다. 2020년 테슬라가 처음 발표하면서 상용화 경쟁이 불붙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여기에 니켈 함량 90%이상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4원계 양극재를 사용해 에너지 용량을 높이고, 전원공급장치와 배터리를 연결하는 '탭'이 없는 구조(Tabless)로 원가경쟁력을 더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남경에서도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면 오창 및 애리조나와 함께 3각 생산 체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오창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총 9기가와트시(GWh) 규모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오창 공장 설비는 연내 구축될 예정이다.
미국 애리조나 공장은 2025년 말 양산이 목표다. 애리조나 공장 46 시리즈 생산능력은 당초 27GWh에서 37GWh로 상향 조정됐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약 108GWh 규모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까지 늘어나며 연평균 27% 성장이 예상된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이제 46 시리즈가 중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원통형 배터리 1위는 파나소닉이다. 2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46 시리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함에 따라 시장 구도도 달라질 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남경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투자에 대해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원통형 제품 경쟁력을 토대로 시장과 고객 요구에 맞춰 투자 유연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