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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3000만년 전 고대 수컷 모기 화석과 모기 화석이 있던 호박 조각. 사진=대니 아자르

현대에는 암컷 모기만 흡혈할 수 있지만, 고대에는 수컷도 흡혈이 가능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신화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난징 지질학·고생물학 연구소 및 레바논대학 대니 아자르 박사팀은 레바논에서 발견된 '호박'(amber) 속 모기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이날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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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3000만년 전 고대 수컷 모기 화석의 주둥이를 확대한 이미지. 사진=대니 아자르

이 호박은 레바논 함마나 마을 근처의 1억 3000만년 전(백악기 초기) 지층 안에서 발견됐다. 여기에는 두 마리의 수컷 모기 화석이 보존되어 있었다. 이 수컷 모기들은 멸종 모기 아과(亞科. subfamily)에 속하는 오래된 혈통 중 하나로, 연구팀은 이 신종 모기에 '리바노큘렉스 인터미디어스'(Libanoculex intermedius)라고 이름 붙였다.

현대에는 교미를 통해 수정란을 지닌 암컷 모기들만 다른 동물을 흡혈할 수 있다. 알이 자라도록 만들기 위한 단백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컷과 수정란이 없는 암컷은 식물의 꿀로 영양분을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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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니 아자르/커런트 바이올로지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1억 3000만년 전에는 수컷 모기도 잘 발달한 이빨과 흡혈에 적합한 입천장을 구조를 가져 흡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 머리와 입은 매우 날카로운 삼각형 하악골과 피부를 뚫을 수 있는 작은 이빨 모양 치아들이 있는 긴 빨대 모양으로 현대 암컷 모기와 유사하다.

체체파리 같은 날벌레 중 일부는 수컷도 흡혈이 가능하지만, 현대에는 모든 수컷 모기가 흡혈할 수 없기 때문에 공동저자인 파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안드레 넬은 “이런 행동을 발견한 거슨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모깃과(Culicidae) 곤충 출현은 쥐라기(2억 130만~1억 4500만년 전)로 추정되지만, 이전까지 확인된 모깃과 화석은 백악기(145억~6600만년 전) 후기의 학질모기아과(Anophelinae; 현대 모기) 및 버마쿨리시내(Burmaculicinae; 멸종)였다. 이번 화석은 이 발견은 모깃과 곤충 출현을 백악기 초기로 약 3000만년 앞당겼을뿐만 아니라 수컷도 흡혈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흡혈 수컷의 존재는 곤충의 흡혈 습성 진화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진행됐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던 모기의 아종(subfamily) 발생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자르 박사는 “이 수컷 모기들은 최초의 모기가 암수에 상관없이 모두 혈식성이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호박 형성과 동기간인 점으로 보아 아마도 꽃이 피는 식물의 출현 수컷이 혈식성을 잃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